노조 갈등에 시멘트 공급 ‘뚝’…오등봉공원 아파트 공사 2주째 차질

제주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아파트 건설 사업이 노동조합 간 힘 겨루기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레미콘 납품을 둘러싸고 맞서면서 시멘트 공급이 끊겨 2주째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이번 갈등은 전국레미콘운송연합회(이하 전운련)가 민주노총 조합원이 있는 A 레미콘업체를 공사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하며 지난달 19일부터 시멘트 운송을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A 업체는 당초 전운련 소속이었으나 최근 민주노총으로 조직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1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노총 전국레미콘운송연합회가 독점적 지위를 앞세워 레미콘 제조사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동시에 노동자의 자유로운 노조 활동 권리까지 박탈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태의 본질은 전운련이 민주노총에 가입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압박하기 위해 납품을 거부한 데 있다"며 "사업시행자인 호반건설은 공사 중단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고, 관할 지자체도 건설현장 안정화를 위해 관리·감독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갈등으로 토목을 제외한 공사가 이번 주부터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였지만, 시행사업자와 제주시 모두 적극적인 중재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노조 간 갈등이라 어느 한쪽 편을 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성급히 개입했다가는 도내 전체 건설현장으로 갈등이 확산할 수 있어 신중히 지켜보며 차분히 중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제주시 도심 최대 규모 공원인 오등봉공원(76만여㎡)을 정비하는 대신 일부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조성해 제주시가 기부채납 받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8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아파트 1400여 세대와 공원·문화시설을 함께 조성해 2027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