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학자, 2022년 대선 앞 권성동에 ‘윤석열 돕겠다’ 말해”

배지현 기자 2025. 9. 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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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전 간부 발언 공소장에 적시
한 총재, 대선 앞 펜스 전 미 부통령·윤석열 만남 주선
김건희, 대선 뒤 통일교 쪽에 감사 인사 부탁 정황
31일 통일교 쪽에서 언론에 배포한 영상 속 한학자 총재(왼쪽)와 지난 27일 특검에 출석할 때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문화방송(MBC) 뉴스 유튜브 갈무리, 연합뉴스

한학자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을 만나 ‘통일교가 윤석열 후보를 돕겠다’라며 지원을 약속했다는 내용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공소장에 적시됐다.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조만간 한 총재도 소환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가 1일 확보한 윤 전 본부장의 공소장을 보면,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과 2021년 12월29일과 2022년 1월5일에 만나 “2022년 2월 개최될 통일교 행사인 한반도 평화서밋에 윤석열 후보가 참석하길 희망한다”, “통일교의 정책, 프로젝트, 행사 등을 윤석열 정권이 국가정책으로 추진하도록 지원해주면, 통일교 신도들의 조직적인 투표 및 통일교의 물적 자원을 이용해 윤 후보의 대선을 도와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과 권 의원의 두번째 만남이 있었던 2022년 1월5일 서울 여의도 식당에서 권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이 전달됐다고 판단했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한 총재의 승인을 받고 1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부터 약 한달 뒤인 그해 2월8일 권 의원은 한 총재가 머무는 경기 가평군 천정궁을 방문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당시 한 총재가 권 의원을 만나 ‘앞으로 통일교는 윤석열 후보를 돕겠다’라는 취지로 말했고, 권 의원은 감사 표시를 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특검팀은 이 자리에서 권 의원이 큰절을 하고, 한 총재로부터 첫번째 쇼핑백을 받아갔다고 본다.

그뒤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2월13일 통일교 산하 천주평화연합(UPF)이 주최한 ‘한반도 평화서밋’ 행사에 참석차 방한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윤 전 대통령의 만남을 주선했다. 미국이 마치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연출하는 방식으로 통일교가 ‘윤석열 후보’를 도왔다는 게 특검팀의 시각이다.

대선 이후 김 여사가 직접 한 총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해달라고 한 정황도 윤 전 본부장의 공소장에 적시됐다. 김 여사는 2022년 3월30일 ‘건희2’로 알려진 휴대전화로 윤 전 본부장에게 연락해 “전 고문(건진법사 전성배씨)이 전화를 주라고 했다.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며 “총재님 건강하시냐, 감사의 말씀을 꼭 전해달라”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의 승인 아래 ‘권성동·건진법사 두 채널’을 가동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권 의원을 통해선 윤 전 대통령에게, 전씨를 통해선 김 여사에게 접근해 적극적인 로비를 펼쳤다는 것이다. 윤 전 본부장은 김 여사와의 통화 이후 △2022년 4월7일에 샤넬가방 1개와 천수삼 농축차 1개 △7월5일엔 또 다른 샤넬가방 1개, 천수삼 농축차 1개 △7월29일엔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전씨에게 ‘김 여사 선물용’으로 전달했다.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김 여사 선물용 금품’을 전달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감사 표시와 지원 약속이 있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특검팀은 또 전씨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여사의 뜻에 따라 윤 전 본부장에게 통일교 교인의 집단 입당 가입을 통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본다.

이에 대해 통일교 쪽은 “총재님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적도, 부정한 자금 제공이나 청탁을 승인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조만간 한 총재를 상대로 통일교 차원에서 권 의원과 김 여사에 대한 금품 전달을 계획한 것이 맞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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