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문건 못 봤다"던 한덕수...이상민과 16분간 문건 보면서 '심도 논의'

JTBC가 국회를 통해 입수한 한 전 총리의 공소장에 따르면,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은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국무회의 의사정족수를 채워 내란 행위를 방조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가 이뤄지리란 것을 사전에 알고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처럼 외관을 갖추려고 했다는 겁니다.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선포하려면 국무회의를 열어야 하고, 지금 있는 국무위원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무위원을 더 불러서 정족수를 맞춰야 한다'는 취지로 건의한 거로 확인됐습니다.
본인이 '빨리 오라'며 국무위원에 직접 연락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저녁 9시13분쯤 한 전 총리를 향해 손가락 4개를 들어 보이면서 '4명의 국무위원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로 얘기하자 재촉에 나선 겁니다. 한 전 총리는 저녁 9시37분쯤 송미령 농림축산부장관에게 전화해 아무런 설명 없이 "오고 계시죠? 어디쯤이세요? 빨리 오세요"라고 말한 거로 확인됐습니다. 송 장관은 이미 강의구 전 대통령 부속실장의 연락을 받고 오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한 전 총리는 송 장관이 '10시 10분쯤 도착할 것 같다'고 하자 "더 빨리 오시면 안 되나요? 빨리 오세요"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습니다. 이렇듯 국무위원들이 소집되는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준비를 했습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이 있던 대접견실에 와이셔츠에 빨간 넥타이 차림으로 여러 번 들어오는 등 "바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춘 상태였다"고 적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후에도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려는 시도를 이어갔습니다. 저녁 10시43분쯤 김용현 전 장관을 제외한 국무위원 10명이 대접견실에 다시 모이자, 한 전 총리는 "대통령실에서 같이 모여서 참석했다는 의미로 서명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국무회의 관련 문건에 서명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겁니다. 다만 최상목 전 기재부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서명을 못하겠다"며 거부하자 실제로 부서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한 전 총리가 계엄 관련 문건을 "보지 못했다"는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정황들도 드러났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저녁 10시44분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건네받아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비상계엄에 따른 지시사항 문건을 꺼내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또 국무위원들이 일어나 나가려 하자 이상민 전 행안부장관에게 '남아 있으라'는 취지로 손짓하고, 10시49분부터 약 16분 동안 대접견실에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받은 문건 3장을 꺼내 한 전 총리에게 읽어주고, 그 중 한 장은 직접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한 전 총리는 문건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이 전 장관과 내용을 긴밀하게 협의하는 듯한 모습까지 CCTV에 포착됐습니다. 이 전 장관과 대화를 마친 후엔 조태열 당시 외교부장관이 받지 않고 탁자에 두고 간 문건을 대신 챙기고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했습니다.
한 전 총리의 의심쩍은 행적은 계속됐습니다. 국회가 계엄 선포로 마비된 가운데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한 겁니다. 오후 11시11분부터 약 8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한 전 총리는 추 전 대표에게 "걱정하지 마라"고 말한 거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국회는 봉쇄됐다가 국회의원에 한해 일시적으로 출입이 허용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청사에 도착한 후엔 국회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국회에 통고 됐는지 상황을 직접 챙겼습니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여당 원내대표를 통한 국회 상황 확인, 비상계엄 선포의 국회 통고 여부 점검 등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의 직무를 계속 도움으로써 내란 행위를 방조했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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