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연구성과→기업체 기술이전…상생 협력 모델 눈에 띄네

정종오 2025. 9. 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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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연, 관련 기술 기업체에 이전 이후 양산화 눈앞에 두고 있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대표성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리튬이온전지용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가 기술이전을 넘어 양산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해당 기술은 리튬이온전지의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는 실리콘의 단점을 그래핀으로 보완한 것이다.

2021년 11억원의 기술료로 전기·전자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JNC머트리얼즈(대표 이창근)에 기술이전됐다. 출연연의 연구개발이 연구에만 머물지 않고 연구원과 기업이 함께 협력해 상용화까지 끌어낸 측면에서 상생의 사례로 손꼽힌다.

실리콘은 기존 흑연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나 높다. 충·방전 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충·방전할 때 부피 팽창(3배 수준) 문제와 전기 전도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JNC머트리얼즈가 충북 제천시에 구축한 '그래핀 양산 설비(플랜트). [사진=전기연]

KERI는 2차원 탄소나노소재인 ‘그래핀’을 활용했다. 전도성이 높고, 전기 화학적으로 안정한 그래핀은 우수한 기계적 강도를 지닌 그물망 구조의 코팅층을 형성해 실리콘의 부피 팽창에 따른 성능 감소를 크게 완화시킬 수 있다.

KERI는 특화된 산화·환원법을 통해 높은 전도성을 갖는 고품질 그래핀을 다양한 점도(묽은 잉크부터 고농도 페이스트 형태까지)로 만들어 리튬이온전지 음극 제조 공정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수(水)계 분산 기술’을 개발했었다.

이를 기반으로 한 ‘One-step’ 공정으로 코어인 실리콘을 그래핀이 껍데기처럼 감싸 보호하는 ‘코어-쉘(Core-Shell)’ 구조의 복합 음극재를 대량 생산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기존 리튬이차전지 음극에 들어갔던 실리콘의 양(첨가량)을 기존 5% 이내 수준에서 20%까지 4배 이상 증가시켜 고용량·고품질의 음극을 안정적으로 제조하는 결과를 얻었다.

전기차에 적용하면 주행거리를 약 20% 이상 늘릴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이다. 재료도 기존 고가의 나노 실리콘 대비 값싼 마이크론(μm) 크기의 실리콘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시작품인 ‘파우치형 풀 셀(Full Cell)’을 제작하고 전기화학 특성 평가와 국내·외 원천특허 등록까지 완료했다.

기술이전 이후에도 상용화를 위해 KERI는 꾸준하게 성과의 확산, 기업 현장 기술지도와 자문 활동을 펼쳐왔다.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특허를 추가적으로 받아 국제적 기술 권리를 확보했다.

JNC머트리얼즈에서도 적극적 투자, 협력사와 협업을 통해 그래핀 양산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충북 제천의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입주해 최적의 생산 환경을 구축했다.

KERI 원천기술을 스케일업(Scale-up)해 엔지니어링 단계(Basic->Detail)도 하나씩 밟아 나갔다. 이를 통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대규모 그래핀 양산 설비(플랜트)를 구축하고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설비는 수천 톤급의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앞으로 실리콘과의 복합화를 통해 고성능 음극재로 탄생한다면 약 6만 대의 전기차용 전지(총 4GWh 규모) 혹은 수억 개의 스마트폰용 전지에 적용이 가능한 용량이다.

고용량·고성능 리튬이온전지가 필요한 에너지저장장치(ESS), 고성능 AI 반도체 와 서버 등에 활용돼 국가 에너지·AI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KERI 정승열 나노융합연구센터장은 “이번 기술은 이차전지 고용량화와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고기능 나노소재 기반의 상용화 기술로 국내외 산업계와 학계로부터 기술적 완성도와 실용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며 “기술이전 후에도 복합 음극재의 양산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우리 연구팀이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기업체와 협업했다”고 말했다.

JNC 머트리얼즈 이창근 대표는 “KERI의 혁신적 원천기술과 긴밀한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그래핀 양산화라는 중요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협업을 통해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의 발전과 기술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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