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곳곳 소상공인들의 간절한 마음 “숨통이 트이네요”

한형진 기자 2025. 9. 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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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경제 회복의 마중물, 민생회복 소비쿠폰] ① 훈풍 부는 지역상권
지난 7월 21일부터 제주를 포함한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회복과 성장의 마중물'이라는 구호처럼,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침체된 소비심리를 미력하나 회복하기 위한 긴급 소방수 역할이다. [제주의소리]는 제주지역 소상공인들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반응과 향후 기대효과를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에 대해 안내한 매장 ⓒ제주의소리

"최근에는 거의 커트 손님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염색이나 파마도 하러오는 손님이 부쩍 많아졌어요."

제주시 아라동 모 헤어샵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 이혜성 씨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이하 소비쿠폰)의 효과를 이렇게 체감했다. 여자 기준으로 염색과 파마는 커트보다 몇 배 이상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한 달 동안 염색·파마의 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자녀들 미용 스타일도 변화가 생겼다. 간단히 설명하면 엄마들이 후하게 머리를 해준다는 느낌이랄까? 엄마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의 비중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7월 21일부터 전 국민에게 지급된 소비쿠폰의 효과는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피부로 느낄 만 하다. 헤어디자인 뿐만 아니라, 요식업, 제과점, 편의점, 안경점, 학원 등 거의 모든 업종에서 소비쿠폰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쿠폰은 국민 1인당 15만원을 지급하되, 소득·가정형편·지역에 따라 45만원까지 지급했다. 사용 대상은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업체로 한정했다. 민생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소상공인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2005년부터 제주시 삼도2동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부부는 소비쿠폰 발급 이후 흥미로운 장면도 목격했다고 말한다.

여러 명이 방문해서 결제할 때가 되니 각자 소비쿠폰 카드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돈 낼 사람을 정했다는 것. 부부는 "소비쿠폰 덕분에 음식 값을 내는 데 부담이 없으니 그런 것 아니겠느냐. 소비쿠폰 발급 전과 비교하면 혼자 왔던 사람이 더불어 와서 먹기도 하고, 메뉴도 더 많이 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정육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방문하는 고객의 인원이 늘었다. 한 동안 안보이던 분들도 보였다"고 말했고, 노형동에서 중화요리집을 운영하는 B씨도 "고객들이 요리류를 더 많이 주문한다"고 변화를 체감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에 대해 안내한 매장 ⓒ제주의소리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에 대해 안내한 매장 ⓒ제주의소리

소비쿠폰은 대형매장인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없게끔 제한됐다. 소상공인을 위한 효과를 높이기 위함이다.

제주시 조천읍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강모 씨는 "조천에는 하나로마트가 두 개나 있는데, 다행히 소비쿠폰을 쓸 수 없으니,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생필품부터 음료, 주류, 간식 등 구분할 것 없이 전 품목에서 판매가 늘어났다. 어르신들은 탐나는전 지류형으로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강 씨는 "그래서인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이 상당히 많이 올랐다. 소비쿠폰 덕분에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라며 "주변에 커피숍을 하는 지인도 있는데, 소비쿠폰 덕분에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고 반가움을 전했다.

소비쿠폰은 7월 21일에 1차로, 9월 22일에는 2차로 나눠서 지급될 예정이다. 2차 때는 국민 90%에게 10만원을 지급한다. 1차와 2차 포함한 소비쿠폰은 11월 30일까지 사용해야 한다.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소비쿠폰의 효과는 추석 때에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씨는 "소비쿠폰은 11월 말까지 사용해야 하고, 추석 명절이 10월 초에 있고, 2차 소비쿠폰은 9월 말에 지급하니 올해 추석 때 소비가 평년보다 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며 "고객들과 대화를 나눠 봐도 모아서 명절에 쓰겠다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서귀동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C씨는 "소비쿠폰이 소비 진작에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비단 우리 매장 뿐만 아니라 주변 고깃집, 안경집 같은 매장은 체감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고 피력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에 대해 안내한 매장 ⓒ제주의소리

소비쿠폰은 크게 지역화폐, 신용카드로 구분해 발급됐다. 특히 소상공인에게 낮은 수수료 등 혜택이 돌아가는 지역화폐 탐나는전은 소비쿠폰과 결합해 부가 효과를 가져다 줬다.

제주시 화북동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정모 씨는 "평소에는 신용카드가 더 많이 들어오지만, 한 달 동안에는 탐나는전을 내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70%가 탐나는전, 30%는 신용카드"라면서 "9월 말 소비쿠폰 2차 지급에 맞춰서 물건도 조금 더 다양하게 구비할 예정"이라고 기대했다.

제주시 삼양동에서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는 D씨, 아라동에서 태권도 학원을 운영하는 E씨 모두 "최근 학부모들이 학원비를 결제할 때 거의 탐나는전을 내더라. 거의 90% 정도는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제주시 이도2동에서 11년째 안경점을 운영하는 F씨는 "소비쿠폰 덕분인지 중·고가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에 고려한 예산에 소비쿠폰을 더해서 사는 셈"이라며 "주변에 안경 하는 동료들도 모두 20%에서 30%까지 매출이 올랐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비쿠폰 효과는 아무래도 단기적인 만큼, 장기적으로 소비 촉진과 경기 부양 효과를 기대하려면 오히려 지역화폐 정책이 더욱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 '서민경제 회복의 마중물, 민생회복 소비쿠폰' 기획 취재는 제주도의 취재지원과 협조로 진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