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LETTER] 나쁜 국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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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소리가 많이 사그라든 걸 보니, 길었던 여름도 끝나 가나 봅니다.
마침 울릉도를 여행해 볼까 싶어 후기를 검색해 보니, 차라리 그 돈으로 해외여행을 가랍니다.
최근 국내 여행을 두고 뜨겁게 떠오르는 화두는 '불친절'입니다.
예민한 여행이 살아남기에는,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이 너무나도 쉬운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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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소리가 많이 사그라든 걸 보니, 길었던 여름도 끝나 가나 봅니다. 이제 9월입니다. 이번 여름, 어떻게 보내셨나요? 하루도 빠짐없이 에어컨 바람을 쐬며 사무실에 앉아 있다 보니, 선선한 가을바람을 따라 어디든 가고 싶어졌습니다. 마침 울릉도를 여행해 볼까 싶어 후기를 검색해 보니, 차라리 그 돈으로 해외여행을 가랍니다.
최근 국내 여행을 두고 뜨겁게 떠오르는 화두는 '불친절'입니다. 뉴스에는 여수의 노포, 속초 오징어 난전, 그리고 울릉도의 삼겹살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손님에 대한 식당 측의 짜증 섞인 언행과 행동이 영상으로 고스란히 남아, 불쾌함이 배로 느껴집니다. 몇 번이고 반복 재생해 봐도 짜증의 이유를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울 뿐더러, 울릉도의 어느 식당에서 제공한 삼겹살은 사실 앞다리라고 합니다. 전 국민의 '왜 그런 것인가?' 규탄 섞인 추궁에 논란의 중심에 선 식당들은 '실수였다'라는 뉘앙스의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때론 구구절절한 해명보단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가 강력한 법인데 말이죠. 먼 훗날, 이 실수와 분노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시절의 기억으로 남게 될까요. 예민한 여행이 살아남기에는,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이 너무나도 쉬운 세상입니다.
그래서 <트래비>의 9월에는 균형을 담았습니다. 매번 잘 정제된 사진과 이야기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조금의 실수를 곁들인 에디터들의 B컷을 특집 기사로 소개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어쩌면 가장 여행에 가까울 이야기입니다. 실패와 미숙함이야말로 여행의 본질이기 때문이죠. 언젠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에디터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이다. 만약 여행에 나쁜 것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좋고 나쁨에 대한 판단이 너무 쉬운 여행'일 겁니다. 너무 쉬운 판단에는 편견이 있고, 편견에는 오해가 깃들기 마련입니다.
곧 단풍이 물드는 계절입니다. 우리의 경험이 만든 균형 잡힌 시선으로 우리나라의 가을을 만끽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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