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만들어 낸 최고의 '물멍' 장소 [9월의 산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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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상징, 백록담.
백록담은 한라산의 여러 번 화산 활동으로 인해 생성된 화구다.
특히 한라산 정상 백록담과 윗세오름 지역에 하루 사이 수백mm의 비가 내렸다.
기진맥진 끝에 오른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는 다행히 아직 많은 물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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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의 상징, 백록담. 예로부터 한라산은 전설 속에 나오는 삼신산의 하나로 여겨졌다. 삼신산 중에서도 특히 백록담은 신선이 사는 신성한 곳이라고 알려져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아 왔다. 조선 후기 유학자 면암 최익현은 제주도로 유배 왔다가 백록담에 올라 "맑고 깨끗하여 한 점의 티끌도 없는 게 신선이 사는 듯하다"고 찬탄했다.
백록담은 한라산의 여러 번 화산 활동으로 인해 생성된 화구다. 화산 폭발 시 흘러나온 마그마가 분화구 주위에 담처럼 쌓여 호수를 이뤘다. 백록담은 배수가 잘되어 웬만큼 비가 내리지 않는 이상 물이 가득 차지 않는다. 아무리 강수량이 많다고 해도 백록담까지 가는 길이 멀어 문제다. 몇 시간을 들여 정상에 도달하면 이미 상당량의 물이 빠져 나간 뒤기 마련이다.
제주도 지역에 9월 늦은 태풍이 지나면서 많은 비가 내린 날이 있었다. 특히 한라산 정상 백록담과 윗세오름 지역에 하루 사이 수백mm의 비가 내렸다. 성판악주차장에서 기다리다가 입산 통제가 해제되는 순간 출발신호를 받은 우사인 볼트처럼 백록담으로 향했다. 기진맥진 끝에 오른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는 다행히 아직 많은 물이 담겨 있었다.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구름 사이로 옅은 햇살이 스며들었고, 백록담의 호숫물은 그 빛을 머금고 잔잔히 반사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는 순간, 자각되는 행위는 셔터를 누른다는 감각보다 숨을 멈춘 것에 가까웠다. 자연이 만들어낸 완벽한 구도 앞에서 산 사진가가 해야 하는 일은 그저 본인 생각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에메랄드빛 호수는 말없이 하늘을 담고 있었다. 이 모든 정적 속에서 한라산은 거대한 생명체처럼 호흡하고 있었다.
촬영 당시 카메라 설정값
카메라 니콘D810, 초점거리 19mm, 노출보정 +0.3, 조리개 값 F14, 셔터스피드 1/200초, ISO 500, 화이트밸런스 자동, 플래시 사용 안 함, 삼각대 사용 안 함, 촬영 후 약간의 포토샵 보정.

월간산 9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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