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스타트업들의 ‘AI 전쟁’ 생존법

지난 3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자사 챗봇에 구글 제미나이 모델과 오픈AI의 GPT 모델을 임시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메타는 자체적으로 AI 챗봇 ‘라마(LLaMA) 시리즈’를 개발 중이지만 경쟁 모델 대비 성능 격차가 존재하다 보니, 당장 품질 개선을 위해 외부 기술 적용을 검토하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 메타 직원용 AI 툴에는 미국의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기능이 적용돼 있다. 메타는 “우리는 최고의 AI 제품을 만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AI 전쟁터’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이 우군(友軍)을 늘리는 ‘전략적 합종연횡’에 몰두하고 있다. 그동안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협업보다는 ‘한 방’에 해결되는 인수·합병 방식을 선호해왔다. 자금이 풍부했기 때문에 고급 인재나 특정 기술을 아예 사버려 내재화하는 방식을 선호했던 것이다. 하지만 AI 시장 변화가 너무 빠르고 다양한 분야로 전개되다 보니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협력과 동맹이 새로운 생존 방식으로 부상하는 것이다. AI가 고도화·다양화하면서 아무리 빅테크라고 해도 더 이상 모든 기술을 홀로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파트너십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합종연횡하는 빅테크
애플은 아이폰 내에 구글의 AI 어시스턴트 제미나이 기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온디바이스’ 전략을 내세우며 외부 협업에 소극적이던 애플이었지만, 자체 AI 모델만으로는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외부 파트너 모델 도입을 고려하는 것이다. 앞서 애플은 최근 AI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프랑스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AI(Mistral)와 미국의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AI(Perplexity) 인수를 내부적으로 논의했다고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이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아 인수는 무산됐고, 대신 다른 기업들과 협업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AI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고 MS 주요 제품군에 자사 모델을 탑재해왔다.
빅테크와 빅테크 간 파트너십뿐 아니라 빅테크와 스타트업의 협력도 늘고 있다. 메타는 이미지·영상 생성 AI 전문 업체 ‘미드저니’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미지 생성 모델과 동영상 생성 모델이 메타 AI의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에 적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메타는 미드저니 인수를 시도했으나, 미드저니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매각 의사가 없자 파트너십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미국의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은 지난 3월 데이터·AI 통합 분석 플랫폼 데이터브릭스와 5년간 약 1억달러 규모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클로드(Claude) 모델을 데이터브릭스 플랫폼에 통합했다.
◇인수 합병보다는 협업
이처럼 빅테크와 빅테크, 빅테크와 스타트업 사이 전략적 동맹이 늘어난 이유는 ‘기술 분화’ 때문이다. 자체적으로 모든 기술을 만들기보다 잘 만든 외부 기술을 연동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AI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컨대 챗봇은 오픈AI가 잘하지만, 이미지 생성은 미드저니가, 코드 AI는 앤트로픽이 강점을 보이는 식으로 기술이 분화하면서 각자가 필요한 부분에서 전략적 협력이 늘어난 것이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클라우드 요인이 크다. 요즘 AI 모델은 학습에 수천 개 GPU, 수십억 원의 전기료, 수개월의 시간이 든다. 클라우드 인프라 없이는 모델을 만들 수도, 서비스할 수도 없다. 하지만 빅테크와 협업하면 빅테크의 클라우드와 AI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빅테크 입장에서도 자사 클라우드를 쓰는 모델이 늘어날수록 플랫폼 장악력이 커진다는 장점이 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끼리 협업해 이용자를 공유하고, 플랫폼에 AI 기술을 탑재해 관련 생태계를 장악하며 ‘록인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키워드>
☞온디바이스(On-Device)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스마트폰 등 개별 기기 내부에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운영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코드AI
인공지능을 활용해 프로그래밍 코드의 자동 생성·분석·변환·추천·오류 수정 등의 작업을 하는 기술이다. 다시 말해 AI가 코드 생성과 개발 업무를 자동화·최적화하는 기술이다.
☞AI 어시스턴트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고 질문에 답하며, 다양한 업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다. 예를 들어 일정 관리, 회의 예약, 고객 문의 응답 등이 포함된다. 시리나 알렉사가 대표적인 AI 어시스턴트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올해 韓 경제성장률 1.7% 전망”
- 아라미르골프장, ‘진해신항CC’로 4월 1일 개장
- 지역의사, ‘진료권’에서 70%·‘광역권’에서 30% 선발
- 차량 10부제 꺼낸 한양대…에너지 위기 속 ‘캠퍼스 절약 실험’
- 이스라엘 매체 “호르무즈 봉쇄 지휘 혁명수비대 해군사령관 사망”
- 안중근 의사 서거 116주기 추모식, 최후 재판정 뤼순관동법원에서 열려
- 바다의 별미...경북 영덕서 29일까지 ‘대게축제’ 열린다
- ‘동료 교수 연구실 무단 침입’ 국립대 교수, 벌금 500만원
- 법원, ‘공천 헌금’ 강선우 구속적부심 기각
- ‘죽어야 끝난 학대’… 檢, ‘4개월 영아 살해’ 친모에 무기징역 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