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의 건강편지]비지스의 ‘Holiday’와 지강헌의 ‘유전무죄, 무전유죄’

이성주 2025. 9. 1. 06: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 '맨 섬(Isle of Man)'은 영국 왕실이 직할하는 작은 섬나라입니다.

비지스는 영국에서 음악인생을 재도전하기로 마음먹고 바이른과 함께 배에 올랐는데, 선상에서 자신의 노래 'Spicks and Specks'가 올해 호주 최고의 싱글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영국의 매니저는 처음에 비틀스와 헷갈리게 하는 방법으로 DJ들을 공략해서 비지스의 노래들이 라디오를 탔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5년 09월 01일ㆍ1686번째 편지

영국과 아일랜드 사이 '맨 섬(Isle of Man)'은 영국 왕실이 직할하는 작은 섬나라입니다. 철도도 있고, 축구 대표팀도 있지요. 1946년 오늘(9월 1일) 밴드 드러머의 아들로 태어난 배리 깁은 아마 이곳 출신 중 가장 유명한 인사일 겁니다. 영국 기사 작위도 받았지요.

배리 깁은 9살 때 두 동생, 동네 친구 둘과 함께 '방울뱀(Rattlesnakers)'이란 이름의 '꼬마 밴드'를 만듭니다. 그곳에선 꼬마 밴드들이 극장에서 레코드를 틀고 립싱크를 하며 재롱을 피우곤 했는데, 하루는 레코드 판이 깨지는 바람에 라이브 공연을 해서 큰 박수를 받았다고 하네요.

1958년 가족이 호주로 이민을 갔고, 배리는 두 동생과 '비지스'라는 밴드를 만들었습니다. 20세 때 이들이 속한 음반사는 비지스가 상업적으로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고 결론짓고 가수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했어요. 그때 미국 출신의 프로듀서 냇 키프너가 이들의 잠재력을 알고 음반사도 알선하고,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오시 바이른을 소개했습니다. 비지스는 마음껏 스튜디오를 쓰면서 실력을 키웠지만 두각을 내지는 못했습니다. 비지스는 영국에서 음악인생을 재도전하기로 마음먹고 바이른과 함께 배에 올랐는데, 선상에서 자신의 노래 'Spicks and Specks'가 올해 호주 최고의 싱글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영국의 매니저는 처음에 비틀스와 헷갈리게 하는 방법으로 DJ들을 공략해서 비지스의 노래들이 라디오를 탔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에서 그들의 노래 'Holiday'가 첫 히트를 쳤고, 'Don't Forget to Remember,' 'How Can You Mend a Broken Heart,' 'Massachusetts' 등의 히트곡으로 우리나라 팝송 팬에게도 알려지게 됐지요.

비지스는 사라지는 듯하다가 1970년대 중반 화려하게 복귀합니다. 이전에는 주로 발라드 곡을 불렀지만 1975년 디스크 곡 'Jive Talkin''으로 미국 차트 1위에 올랐고, 1977년 영화 '토요일밤의 열기'의 음악을 맡으면서 세계에 디스코 열풍을 불러일으키지요. 비지스는 '토요일 밤의 열기' 이후에도 'Too Much Heaven,' 'Tragedy,' 'Love You Inside Out' 등 숱한 히트곡을 냈지요. 특히 배리는 자신과 다른 가수의 노래를 작곡하는 데에서도 발군이었습니다.

그러나 배리는 잇단 상실을 겪어야 했습니다. 솔로로 활동하며 'Shadow Dancing'을 비롯한 히트곡을 내던 막내 앤디 깁이 1988년 갑자기 심근염으로 사망합니다. 코카인 중독에서 벗어나서 곧 비지스에 합류하기로 돼 있었는데…. 2003년엔 모리스 깁이 병원에서 장협착증 수술을 기다리다가 심근경색으로 급사합니다. 2012년엔 둘째 로빈 깁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큰형이 동생들을 모두 병마에 떠나보내고 홀로 남게 된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선 비지스의 여러 음악 가운데 'Holiday'가 큰 여운을 남겼지요? 1999년 이명세 감독의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삽입곡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1988년 10월 영등포교도소에서 공주교도소로 향하던 호송차에서 탈출한 재소자 4명이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 가정집에서 벌인 인질극 때문에 유명해졌지요. 500만원을 훔친 죄로 17년 감옥살이를 하게 된 지강헌 등은 "국민에게 할 말이 있다"며 TV 생중계를 요청했지요. 당시 지강헌이 외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유행어와 함께 인질들이 범죄자를 변호해 '스특홀름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알려졌습니다. 지강헌이 마지막에 비지스의 'Holiday' 테이프를 갖다달라고 요구했고, 이 노래가 그들이 마지막 장송곡이 됐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당시 수많은 국민이 이들의 외침에 고개를 끄덕였는데, 지금은 나아졌을까요? 전적으로 공정한 나라는 없겠지만, 우리 사회는 '공정의 관점'에서 보면 역주행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위선적 '강남좌파'와 위선적 생각조차 하지 않는 '탐욕 졸부' 중에 뭐가 더 나쁜지 궁금증이 깊어질 정도이니…. 특히 탐욕의 교육 카르텔과 졸부, 속물들이 구축하는 '불공정의 바벨탑'이 우리 사회 전체의 토대를 아래에서부터 갉아먹고 있다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오늘 비지스의 'Holiday'를 들으며 '건전한 사회(Sane Society)'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성주 기자 (stein33@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