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쿠폰 한달새 극장관객 2배로… ‘티켓값의 역설’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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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반만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정부가 7월 25일 '영화관 입장권 할인권' 450만 장을 배포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한 배급사 관계자도 "물론 작품이 좋았던 게 첫 번째 이유지만, 할인권 덕에 관객 저변이 넓어진 건 분명하다"고 했다.
김진각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높은 티켓값에 대한 거부감을 할인권이 일시적으로 해소한 건 맞다"면서도 "땜질식으로 쿠폰을 계속 발행할 순 없는 만큼 산업 전반에 대한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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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딸’ 올해 첫 500만 돌파 수혜
영화 관람료, 해외보다 높지 않지만… 코로나 이후 14% 상승에 부담 커져
“일시적 할인 아닌 산업 전반 진단을”

어쩌면 반만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정부가 7월 25일 ‘영화관 입장권 할인권’ 450만 장을 배포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달 25일을 기점으로 딱 한 달 만에 전국 할인권 사용률은 50%를 넘겼다. 관객 수 역시 할인권 배포 뒤 2배 이상 늘어나며 영화관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소비 진작’이란 목표는 달성했지만, 일시적 부흥일 뿐 장기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는 걸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관객들이 영화관을 찾지 않은 주요 원인이 “티켓값이 비싸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게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 “계속 할인권 내놓을 순 없는 노릇”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영화관 할인권은 관객 동원에 뚜렷한 효과를 가져왔다. 배포 직후인 7월 25∼31일 일일 관객 수는 평균 52만여 명. 배포 전(약 24만 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7월 30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86만 명이 극장을 찾으며 올해 일일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할인권 효과를 가장 크게 본 작품은 ‘좀비딸’이다. 멀티플렉스 업계에 따르면 할인권 사용 비중은 ‘좀비딸’이 가장 많았고, ‘F1 더 무비’ ‘전지적 독자 시점’이 뒤를 이었다. 좀비딸이 올해 개봉작 중 처음으로 누적 관객 500만 명을 돌파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 셈이다. 한 배급사 관계자도 “물론 작품이 좋았던 게 첫 번째 이유지만, 할인권 덕에 관객 저변이 넓어진 건 분명하다”고 했다.

● 티켓 가격 대비 만족도가 관건
물론 영화 및 영화관 산업이 정체기에 들어선 배경은 단순하지 않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약진과 질 낮은 개봉작들의 범람 등도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 그래도 극장을 찾기 꺼려졌던 팬데믹 기간에 관람료가 가파르게 오른 게 관객들의 반감을 키운 치명적 요인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영진위에 따르면 티켓값이 1만 원대(주말 기준)에 처음 진입한 건 2013년. 이후 2016년 1만1000원과 2018년 1만2000원으로 조금씩 오르다 2020∼2022년엔 해마다 1000원씩 상승했다. 영화관 측은 “팬데믹으로 관객이 급감해 임대료 등 고정비를 충당하려면 단가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관객에겐 “너무 비싸다”는 인식이 깊게 박혀버렸다.
사실 한국 영화관 티켓값은 해외와 비교해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니다. 유럽시청각관측소(EAO)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티켓 가격은 북미 지역은 10.4유로(약 1만7000원), 일본은 8.7유로(약 1만4000원)였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 상승률이다. 2020∼2022년 한국은 14.4%나 상승해 미국(4.5%)과 일본(5.2%)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결국 ‘가격 대비 만족도’를 높이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고 분석했다. CGV 관계자는 “할인권 전에도 통신사 제휴 등 할인을 받을 방법은 적지 않았다”며 “결국 관객이 발길을 끊었던 건 ‘그 돈을 주고 볼 만한 영화가 없어서’였기 때문이다. 관객이 지불한 만큼 얻는 게 있다고 느끼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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