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생각 넘기기] 가야 탄생 설화 '詩'로 되살아나다

하영란 기자 2025. 8. 31. 22:3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장정임 시집 '가야국 유사'
구지봉부터 허황후까지 다뤄
가야 '평등·창조' 정신 재조명
다름 인정할 때 미래 소망있어
서사  시집 '가야국 유사'를 쓴 장정임 시인

'바다와 강이 몸을 섞는다/ 경운산과 분성산이 마주서고/ 어머니의 품처럼 따뜻한 구릉/ 솔바람 가득한 향내 속에/ 수천 년 기나긴 세월을/ 풍상에 흔들리며/ 나 여기 누워 있다//(~)이국에서 시집온 색시들이/ 색색의 피부와 언어로/ 김해 동상시장을 가득 메우는 곳/ 부식 가게마다 낯선 채소와 과일이 넘치는/ 4세기에도 20기에도/ 김해는 세계가 섞이는 곳('구지봉석 고인돌의 노래')

장정임 서사 시집 '가야국 유사'는 신라와의 합병으로 정사가 없는 고대국가 가야를 '삼국유사'에 '가락국기'로 기록해 남긴 일연 스님의 기록에 기반해서 썼다고 한다. 나머지는 모두 장 시인의 열정과 상상력과 사랑으로 채워 넣은 것이다.

장 시인은 아름다운 김해에 대한 사랑으로 가야국의 역사를 탐구하고, 열정으로 남겨진 역사흔적을 발로 찾아나섰다.

인간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자부심을 느끼고 살아갈 때 더 그곳을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더 알고 싶어진다. 자부심은 그냥 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터전이 어떤 곳이었으며 어떤 문화가 펼쳐지고 있는지를 알아야 생긴다. 지나간 역사에서 오늘날 취할 것이 많아 그 역사가 자랑스러울 때, 자부심은 절로 오는 것이다.

자부심을 느끼려면 가야국의 역사가 펼쳐졌던 이곳을 찬미하기만 하면 되는 것일까? 그것보다도 우리가 새길 가치와 미래지향적인 면이 있어야 여기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단단한 결속력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서사의 힘이다.

'가야의 웅대한 기상은/ 먼저 개국한 신라보다/ 더 알차고 활기가 넘쳤다// 수로왕은 탈해보다 더 강하고 지혜로웠다/ 생명을 사랑하는 왕은/ 틸해를 살려 보내며/ 너그러운 베포 보여 주셨으며// 힘 있는 왕의 부드러운 자신감에/ 궁성은 늘 따뜻하고/ 백성은 편안했다('석탈해의 침입', 일부분)'에서 수로왕을 통해 가야의 웅대한 기상을 보여준다. 이 땅은 웅대한 기상이 서린 곳이다.
시집 '가야국 유사' 책 표지.

'나는 가리라 아름다운 김해로/ 열정과 게으름으로 활기차고 나른한/신화와 젊음의 도시/ 고풍과 새로움으로 뒤섞이며/ 무덤 위에 다시 솟는 곳/ 아직 땅속 깊이 보물을 묻어둔 채/ 사라져 가는 황금 벌판으로('아름다운 김해로', 마지막 연)

이 시를 통해 장 시인의 시선은 고대의 역사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으며 미래지향적인 희망이 가득한 곳으로 노래하고 있다. 옛것과 새로운 것이 모여 시너지를 낼 때, 이곳은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 수 있는 것이다.

김해는 국제적인 도시다. 가야국의 시작이 다문화였고, 지금 이곳에도 다문화의 꽃이 피고 있다. 수로왕은 편견 없이 아유타국의 허왕후를 받아들였고, '수로왕의 자녀 아홉은 일본으로 건너가' 문화를 전파했다.

'신어가 지키는 수로왕릉에 서면/제 아들에게 아내 성을 물려준/ 평등으로 아름다운 가야 청년 하나/ 느릅나무 숲에서 만날 것 같다('수로왕' 일부분) 가야의 빛나는 정신은 '평등'이다. 오히려 지금이 온갖 편견으로 자유롭게 사유를 뻗어갈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우리가 이어받아야 할 정신이다.

'떠나지 않으면 네 꿈도 없으리/ 떠나라 내 딸아 세계로 열린 길/ 나 또한 바다를 건너왔노라('잘 가거라 내 딸아', 2연)' 역사에서 길을 찾는 장 시인은 창조적 미래를 제시한다. 역사의 찬양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를 통해 우리가 찾아야 할 길을 찾고자 한다.

'다른 것은 풍부한 것/ 다른 것은 다양한 것/ 다른 것은 신기한 것/ 다른 것은 아름다운 것//(~) 우리는 똑같은 사람/나도 그곳에 가면 이상하겠지/ 모르는 말 모르는 방법들//(~) 다른 것은 풍부한 것/ 다른 것은 아름다운 것('시녀의 노래' 일부분)'

역사적인 것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것을 제시한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한 세계와 또 다른 세계가 섞이면/ 더 빛나는 무지개가 떴다('도래 - 먼 곳에서 그녀가 오다' 마지막 연) 장정임 서사 시집 '가야국 유사'는 단순히 가야국에 대한 찬탄에만 머물지 않고, 역사 속에서 빛났던 부분을 재조명하며, 우리가 이어받을 가치에 주목했다. 그 가치는 서로 다른 것이 섞이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머물지 않고 떠나야 발전이 온다는 것이다. '편견 없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아름다운 문화를 꽃 피워 나갈 때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찬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Copyright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