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해서 주가 올랐는데, 그래서 손실 커졌다고?...알다가도 모를 코스닥기업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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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선 실적과 무관하게 적자를 기록한 기업들이 속출했다.
주가가 오르자 발행해둔 메자닌에 붙은 전환권 등의 가치가 오르며 회계상 손실이 커지는 착시 효과 때문이다.
지난 4월 발행한 6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가치가 주가 급등으로 크게 불어나면서 상반기에만 파생상품 평가손실 155억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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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엘앤씨바이오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38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3% 성장했지만 순손실은 1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성과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금융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 4월 발행한 6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가치가 주가 급등으로 크게 불어나면서 상반기에만 파생상품 평가손실 155억원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중 엘앤씨바이오 주가는 20.3% 상승해 전환가액(2만1200원)을 크게 웃돌았고 최고 3만3250원까지 치솟았다.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어 채권과 자본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전환권이나 신주인수권 조건이 고정돼 있으면 자본으로, 주가에 따라 전환가액이 달라지는 리픽싱 조항이 붙어 있으면 해당 권리부를 파생상품부채로 분류한다.
실제 시장에서 발행되는 메자닌 대부분에는 리픽싱 조건이 붙어 있어 발행사는 주가가 오를수록 회계상 손실이 불어나는 구조다. 결산 시점에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면 기업은 마치 장래에 더 비싼 주식을 내줘야 할 의무가 생긴 것처럼 장부에 부채를 늘려 잡는다. 금융비용이 늘어나 순이익이 줄지만 이는 회계상 손실일 뿐 실제로 현금이 유출되는 건 아니다.

코스닥 기업들이 특히 큰 영향을 받는 이유는 자금조달 수단으로 메자닌을 많이 활용하기 때문이다. 메자닌은 신용등급이 낮아 공모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에 유리하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어 수요가 풍부하다.
에르코스는 상장 이후 주가가 두 배로 뛰며 자기자본의 10.27%에 해당하는 49억8000만원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더블유에스아이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주가 상승으로 24억원 순손실을 냈다.
개별 기업의 사례를 넘어 코스닥 전체 지표에도 착시가 나타났다. 올 상반기 코스닥 상장사의 합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9.05% 늘었지만 순이익은 26.56% 급감했다. 코스닥 지수가 올 상반기 17.35% 상승하면서 이 같은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커진 영향이다.
주가 상승으로 실제 전환이 이뤄지면 자본이 확충돼 부채비율 개선으로 이어진다. 이차전지 부품 제조사 나인테크는 상반기 중 일부 CB가 주식으로 전환돼 자본이 확충되며 부채비율은 121.3%에서 82.3%로 낮아져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한 회계전문가는 “국제회계기준(IFRS) 체계에 따라 파생상품을 공정가치로 평가하는 것은 글로벌 공통 원칙”이라며 “투자자들이 현금흐름과 회계상 손실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기업가치를 잘못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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