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34분에 폭파’ 협박 팩스… 인천·부산·서울서 대피소동
일본인 사칭 유사범죄 ‘기승’

인천 고교 2곳서 하교조치… 수사 중인 서울청 ‘발송지 추적’ 어려움
올해 접수 허위신고만 2933건 “불신 풍조 조장”… 공중협박죄 신설
인천 고등학교 2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팩스가 접수되는 등 전국에서 유사 범죄가 잇따르자 경찰과 교육청 등 관계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29일 인천 서구와 강화군 고등학교에서 각각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이 담긴 팩스가 들어와 교직원과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이 교내와 학교 인근에 폭발물이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두 학교는 모두 안전을 위해 하교 조치를 결정했다.
해당 팩스는 일본어와 한국어로 쓰였고 ‘교내에 압력솥을 이용한 살상력 높은 폭탄을 설치해뒀고, 오후 1시34분에 폭파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날 부산 한 고등학교에서도 인천과 유사한 내용의 팩스로 학생들이 대피했고, 전날인 28일 서울 고등학교 7곳에도 소동이 벌어졌다.
이 밖에도 최근 서울시청, 올림픽체조경기장, 경기 용인 에버랜드 등 다중이용시설에 비슷한 내용의 팩스가 왔다.
일본인 이름으로 폭탄을 설치했다고 협박하는 이 같은 팩스 관련 범죄는 지난 2023년부터 최근까지 잇따르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일본인 사칭’ 폭발물 협박 팩스와 관련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고 있지만, 발송지 추적에 어려움을 겪으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교육당국에서도 각 학교에 비슷한 협박 팩스가 접수될 경우 신속하게 경찰에 신고하도록 안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허위일 가능성이 있어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지시에 따라 학생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후 학교장 재량에 따라 수업 진행 또는 하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민주·광주 서구을) 의원실이 공개한 경찰청 자료를 보면 폭발물·테러 등 허위신고로 인한 출동은 2022년 4천235건에서 지난해 5천432건으로 1천200여건 증가했다. 지난달 기준 올해 접수된 허위 신고는 2천933건에 달한다.
올해 3월 ‘공중협박죄’가 신설되면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내용으로 협박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상습적으로 범행할 경우에는 가중처벌도 가능하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폭발물 설치 협박은 시민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심각한 범죄 행위이고, 이런 허위 협박이 반복될 경우 시민들 사이에서 불신 풍조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적인 공조 등 사후 대처가 중요할 것”이라면서도 “온라인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폭발물 설치 협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하게 글을 게시할 수 있는 커뮤니티, 포털 등도 함께 규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효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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