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장 대표, 대통령과 여야 회동에 응해야

여야 관계가 지금처럼 최악인 경우는 없었다. 여야 지도부 사이에 ‘사이코 패스’ ‘찐 하남자’ 같이 상대를 깎아내리는 언어가 횡행하는 정도까지 왔다.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의 강성 당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대표가 됐지만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정치 복원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함에도 극단적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오기와 독선이 불법 계엄을 결과했고, 특검이 진행되면서 극우 성향의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와 ‘윤 어게인’ 등의 구호가 양대 진영의 불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고 꽉 막힌 여야 대치를 풀 수 있는 여야 지도부 회동을 언급한 건 시의적절할 뿐 아니라 긍정적이다. 역대 대통령들도 해외 순방 이후 이러한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여야 대화의 물꼬를 트는 시도를 하곤 했다. 윤 전 대통령만 예외였다. 이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은) 여당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며 “야당과 대화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했다. 장동혁 대표는 ‘형식과 의제’를 문제 삼고, 일대일 회동 약속을 요구하는 등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장 대표도 추후 이 대통령과 일대일 회동이 보장된다면 여야 지도부 회동에 응할 뜻을 보였다.
장 대표는 대표 선출 후 일성으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겠다’며 강성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여권에 대한 건강한 견제와 비판과는 거리가 먼 극우 지지층만을 의식하는 편향된 정치다. 경선 과정에서는 강성 당원들을 의식하는 행보를 보였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제1야당의 대표답게 처신해야 한다. 민주당은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당으로서 ‘국민의힘 해산’ 경고 등의 발언으로 야당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 상대를 극한적인 용어로 비난하면 정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의 협치의 의지를 보완하면서 정치 복원에 적극 나서고, 장 대표 역시 강성 우파만을 의식하는 협량한 정치를 벗어나 수권야당으로서의 위상과 당의 쇄신에 앞장서야 한다. 국내외적인 안보 환경의 변화, 트럼프 발 관세 대응과 경제 위기 등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여야의 대화 복원이 절실하다. 야당 대표는 회담 형식을 문제 삼는 소모적 신경전을 지양하고 이 대통령의 여야 회동 제안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야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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