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하동 그 조화로운 삶의 계속- 이지순(도서출판 뜻있는 대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콧 니어링은 '조화로운 삶'이란 책에서 문명의 소음을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사는 걸 기록했다.
흙을 갈아 먹을 것을 얻고, 돌을 쌓아 집을 짓는 그의 일상은 단순한 자급자족을 넘어 삶의 본질을 되묻는 실천이었다.
스콧 니어링이 말하던 자연과의 조화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만약 스콧 니어링이 오늘의 한국을 찾았다면, 그는 분명 이곳 하동에 작은 집을 짓고 섬진강을 바라보며 돌담을 쌓았을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콧 니어링은 ‘조화로운 삶’이란 책에서 문명의 소음을 벗어나 자연과 더불어 사는 걸 기록했다. 흙을 갈아 먹을 것을 얻고, 돌을 쌓아 집을 짓는 그의 일상은 단순한 자급자족을 넘어 삶의 본질을 되묻는 실천이었다.
오늘의 우리는 같은 질문 앞에 서 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야 진정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지난 주말, 마산 YMCA 회원들과 함께 하동으로 향했다. 판소리 체험관에서 1박을 하고 아침에 하동의 대표 명당 화사별서를 찾았다.
화사별서(花史別墅)는 화사 조재희(花史 趙載禧)가 건립한 곳으로, 국가 풍수가 와서 터를 보고 지은 명당이다. 화사별서는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에 나오는 최참판댁의 배경인 집이기도 하다. 고택의 정원과 담장은 세월의 숨결을 머금고 있었다.
화사별서를 지나 섬진강 평사리 공원의 모래톱에서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었다. 발바닥을 스치는 모래의 촉감, 강바람에 실려 오는 풀냄새와 흙냄새가 온몸에 스며들었다. 스콧 니어링이 말하던 자연과의 조화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하동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다. 최치원이 화개동을 ‘호리병 속 별천지’라 불렀듯, 작은 입구를 지나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산을 가득 채운 야생차의 녹색, 소나무 숲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 섬진강 모래톱 위로 부서지는 햇살은 그 자체로 완결된 우주다. 사람은 이곳에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저 몸으로 느낀다.
귀농이든 여행이든, 하동이 주는 울림은 색다르다. 삶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의 리듬에 발맞추라는 속삭임이다. 모래알 하나, 들판의 벼 이삭 한 포기에도 깊은 생명이 깃들어 있음을 깨닫게 한다.
만약 스콧 니어링이 오늘의 한국을 찾았다면, 그는 분명 이곳 하동에 작은 집을 짓고 섬진강을 바라보며 돌담을 쌓았을 것이다. 그리고 “별천지의 삶이 여기 있다.”고 기록했으리라. 하동은 우리에게 답한다. 진정한 삶의 자리를 찾고자 한다면, 이곳만큼 빛나는 대안이 또 있겠느냐고. 심지어 명당이라고.
이지순(도서출판 뜻있는 대표)
Copyright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