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서커스 ‘쿠자’, 환호와 탄성의 무대, 9월 28일까지

백지영 2025. 8. 3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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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센텀시티 빅탑…아찔한 곡예와 음악·의상 '아트 서커스' 선사
태양의서커스 '쿠자' 공연 장면. 사진=㈜마스트 인터네셔널
130분 동안 이어진 태양의서커스 '쿠자'는 단순한 서커스를 넘어, 음악·연극·무용·미술이 결합된 '아트 서커스'의 결정체였다.

지난 30일 정오 부산 센텀시티 빅탑에서 펼쳐진 태양의 서커스 '쿠자(KOOZA)' 부산 공연은 인간의 몸과 상상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무대였다. 현란한 의상과 조명과 화려한 무대 장치 속에서도, 곡예사의 신체와 순간의 집중력이 만들어내는 긴장이 도심 속 초대형 서커스 텐트를 탄성으로 수놓았다.

◇태양의서커스 '쿠자'는=태양의서커스는 1984년 캐나다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공연 예술단체다. 전통 서커스에 연극, 음악, 무용, 시각예술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무대를 선보이며 전 세계 관객을 매료해 왔다. 올해 태양의서커스가 내한 공연으로 택한 '쿠자'는 광대 예술을 뼈대로 삼아 고난도 곡예와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작품이다. 외톨이 소년 '이노센트'가 장난감 상자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며 펼쳐지는 여정을 중심으로, 긴장과 환호가 교차한다.
 
태양의서커스 '쿠자' 이야기를 이끄는 '트릭스터'(왼쪽)와 '이노센트'. 사진=㈜마스트 인터네셔널

| '쿠자'는 서커스의 기원으로 돌아간 무대를 표방한다. 곡예사의 몸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긴장감, 그리고 웃음을 주는 광대들의 슬랩스틱이 공연의 큰 줄기를 이뤘다.

1부 외발자전거 곡예 '유니사이클 듀오'에 이어 등장한 광대들의 마임과 슬랩스틱은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중년 남성을 객석에서 무대로 불러내 '왕관', '마지막 시험' 같은 단어를 어눌한 한국어로 건네며 관객의 마임 참여를 이끌었다.

무대 전환 시간마저 허투루 쓰지 않았다. 스태프가 장비를 세팅하는 동안 종이 폭죽을 터뜨리고, 출연진이 객석을 누비며 관객과 손뼉을 마주하거나 관객 일부와 행렬을 만들어 객석 통로를 달리기도 했다. 공연장을 단순한 관람 공간이 아닌 하나의 축제 광장으로 만든 셈이다.
 
태양의서커스 '쿠자' 공연 장면. 사진=㈜마스트 인터네셔널
◇아찔한 곡예의 향연='쿠자'는 태양의서커스 순회공연 중에서도 가장 대담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하이 와이어(High Wire), 티터보드(Teeterboard), 휠 오브 데스(Wheel of Death) 등의 퍼포먼스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극한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1부의 백미는 단연 '하이 와이어'였다. 무대 위 7.6m 상공의 와이어 한 줄과 상당한 높이차를 두고 아래로 설치된 와이어 한 줄, 총 2줄의 와이어 위로 올라탄 곡예사들이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줄넘기는 물론 펜싱을 연상케 하는 칼싸움 등으로 탄성을 자아낸 '하이 와이어'의 절정은 홈이 파인 자전거 두 대가 와이어 위를 달리는 장면이었다. 와이어 위에서 각각 자전거 페달을 밟는 2명의 곡예사 어깨 위로 안장처럼 고정하는 장치가 부착된 장대가 수평으로 얹어졌다. 장대 위로 투박한 나무 의자를 올린 후 그 위에 다른 곡예사가 앉자 자전거에 탄 곡예사들이 페달을 밟으며 아슬아슬 전진했다. 한참 높은 와이어에서 진행되는 곡예를 보기 위해 고개를 치켜든 관객에게서 연신 환호가 터져나왔다.
 
태양의서커스 '쿠자' 중 '하이 와이어'. 사진=㈜마스트 인터네셔널

중간 휴식 시간을 뒤로하고 재개된 2부 무대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밸런싱 체어(Balancing Chair)'에서 곡예사는 탁자 위에 의자 8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며 7m 높이까지 올라갔다. 특히 좌판이 바닥과 평행하도록 쌓아 올리던 이전 의자들과 달리, 맨 위의 의자는 비스듬하게 대각선을 이루도록 얹고 한 손으로 의자를 잡고 몸을 공중에 띄우는 균형잡기에 나서자 너나 할 것 없이 탄성을 내뱉었다.

가장 강렬했던 장면은 '휠 오브 데스'였다. 무게만 700kg에 달하는 쌍둥이 원통 구조물이 인간의 힘으로만 회전하는 순간, 공연장은 숨을 죽였다. 곡예사들이 원통 안에서 달리다 이내 바깥으로 뛰어나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뒤로 떨어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들 법한 순간 앞으로 크게 뛰어 회전하는 원통 위로 착지하자 공연장은 폭발적인 환호로 가득 찼다.
 
태양의서커스 '쿠자' 중 '휠 오브 데스'. 사진=㈜마스트 인터네셔널

공연은 널뛰기 원리를 응용한 아크로바틱 '티터보드'로 대미를 장식했다. 널 반대편으로 뛰어내리는 힘에 솟구친 곡예사는 화려한 공중제비를 돈 뒤 조력자들이 착지 지점을 예측해 즉석에서 이동시킨 매트 위로 착지했다. 다리보다 아래로 길게 뻗은 막대에 묶인 곡예사가 9m 상공으로 튕겨 회전 묘기를 선보인 뒤 두 다리 대신 막대로 매트에 착지하는 기예를 마지막으로 2시간여 이어진 여정이 마무리됐다.

◇음악·무대·관객, 모두가 만든 축제='쿠자' 무대는 단순히 공중과 높이를 겨루는 데 그치지 않았다. 무대 바닥 곳곳의 장치에서 배우들이 갑자기 솟아오르거나 사라지며 관객을 놀라게 했다. 간단한 중간 휴식 안내조차 극적 장면으로 바꾸는 세심한 연출이 눈에 띄었다.

라이브 음악과 보컬도 인상적이었다. 두 명의 보컬리스트와 밴드가 현장감을 더하는 음악으로 곡예에 긴장을 더했다. 화려한 의상과 모자 등은 마치 카니발 행진을 연상케 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태양의서커스 '쿠자' 공연 장면. 사진=㈜마스트 인터네셔널

누구나 감탄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인 만큼 공연장은 남녀노소 다양한 관객으로 가득했다. 어린아이들은 물론,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짚고 이곳을 찾은 노년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영화관처럼 팝콘과 음료를 즐기며 환호하는 모습은 공연을 더욱 자유롭고 즐겁게 만들었다.

'쿠자' 부산 공연이 펼쳐지는 장소는 부산 센텀시티 한복판 주차장 자리에 설치된 초대형 텐트다. 약 2500석 규모로, 냉난방이 완비돼 여름 공연임에도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공연은 오는 9월 28일까지 부산 센텀시티 빅탑에서 이어지며, 이후 서울로 무대를 옮길 예정이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태양의서커스 '쿠자' 공연 장면. 사진=㈜마스트 인터네셔널
태양의서커스 '쿠자' 공연 장면. 사진=㈜마스트 인터네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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