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10조 AI에 쏟아 ‘제조업 시너지’ 집중

정부가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리고 인공지능(AI)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3배 이상 늘리는 등 신산업 분야에 대규모 예산을 배정했다.
지난 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6년 예산안을 보면, 기재부는 내년 연구개발 예산으로 35조3천억원을 편성해 올해보다 19.3% 늘렸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도 올해보다 14.7% 증가한 32조3천억원을 편성했다. 두 분야 모두 예산 증가율이 총지출 증가율(8.1%)을 크게 웃돌았고, 특히 연구개발 예산 증가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삭감돼 논란이 일었던 연구개발 예산은 인공지능, 바이오, 콘텐츠, 방산, 에너지, 제조 등 6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이런 산업의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예산을 올해 8조원에서 내년 10조6천억원으로 확대한다. 바이오는 인공지능 모델 활용 항체 개발·실증, 방산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보라매(KF21) 핵심 부품 국산화, 에너지는 태양광유리 핵심기술 개발·상용화 등이다.
아울러 연 750만원 규모의 박사우수 장학금을 신설하는 등 국내외 첨단산업 분야 인재 3만3천명 확보에도 1조4천억원을 투입한다. 기초연구 생태계 복원을 위해 풀뿌리 소액연구 2천개도 신설한다. 첨단전략산업 분야 육성을 위한 국민성장펀드 신규 조성 등 혁신금융 지원을 위해서는 9조1천억원을 편성했다.
정부는 ‘인공지능 3강 도약’을 내걸고 내년 인공지능 관련 예산으로 올해(3조3천억원)의 3배가 넘는 10조1천억원을 편성했다. 우선 산업과 생활, 공공 전 분야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데 2조6천억원을 배정했다. 특히 산업에서는 로봇·자동차·조선·반도체 등 주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제조업에 인공지능을 융합한 ‘피지컬 에이아이’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피지컬 에이아이 지역거점도 조성한다. 부울경은 해양·항만(370억원), 경남은 기계·부품가공(400억원), 광주는 에너지·모빌리티(240억원) 등이다.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과 인재 양성 등에는 7조5천억원을 투입한다. 최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천장을 추가 구매하고, 세대별 맞춤형 인공지능 교육 등을 추진한다.
정부는 인공지능 등 신산업에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 경제가 성장하면 이를 통해 다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피지컬 에이아이에서 성과를 한두 개라도 내기 시작한다면 잠재성장률뿐 아니라 우리 경제 성장과 재정건전성도 확보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재정 운용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도 이런 효과를 단기적으로 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세입 기반 확충 등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병서 기재부 예산실장은 “단기간에 성장률이 3%, 5% 올라간다는 식의 전제를 한 것은 아니다. 5년의 단기 계획 내에 선순환 구조가 돼서 수입이 늘어나는 모양을 보여드릴 수는 없다”며 “인공지능 대전환에 따른 적응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는 문제라고 보고 지금 씨앗을 뿌려놓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인공지능 등에 대한 투자가 재정 확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구상은 불확실한 만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중장기적인 관리체계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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