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 마을. 목사 패리스의 딸 베티가 깨어나지 못한다. 불안한 마을 사람들은 목사의 집으로 방문하고, 패리스는 조카 애비게일을 추궁한다. 마을 소녀들이 숲속에 모여 춤을 추며 벌인 금기된 장난과 마녀의 존재는 마을 전체를 뒤흔들어 놓는다. 마녀를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혼란은 진상을 밝히기 위해 찾아온 헤일 목사에 의해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마녀의 존재는 순식간에 진실이 되어버리고 대대적인 고발과 재판이 시작된다. 비닐로 특수효과를 낸 불투명한 무대 위, 세일럼 마을에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검은 바람에 맞서는 하나의 용기가 피어오른다.
▲ 인천시립극단의 연극 '시련'장면. /사진제공=인천문화예술회관
인천시립극단이 인천문화예술회관 재개관과 창단 35주년을 기념해 아서 밀러 원작의 연극 '시련'을 선보인다.
극작가 밀러가 1953년 발표한 이 작품은 '세일럼 마녀재판'을 배경으로 집단 광기와 진실의 가치를 다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밀러는 1692년 아메리카 신대륙의 어느 작은 마을 세일럼에서 일어난 기이한 사건에 기반했는데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실존했었고 이름도 실명 그대로다. 이 사건으로 19명의 평범한 사람들을 마녀로 몰아 부쳐 목매달았다.
이 연극은 미국은 물론 세계 연극사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졌고 사회와 인간의 구조적 대립을 날카롭게 통찰하는 밀러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 인천시립극단의 연극 '시련'장면. /사진제공=인천문화예술회관
인천시립극단의 공연은 어린 장난에서 비롯된 유치한 행동이 집단을 지배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선과 악, 위선과 용기의 대립이 걷잡을 수 없는 비극으로 확장하며 가짜 뉴스와 마녀사냥이 판을 치는 오늘날의 현실과도 맞닿는 강렬한 은유가 된다.
내면의 불안과 폭력을 극단적으로 표현해 현재의 시대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진실과 용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성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무대는 특히 고영범 번역, 조만수 드라마터그, 이태섭 무대디자이너, 최보윤 조명디자이너 등 대한민국 최고의 창작진이 참여해 관심이 쏠린다.
9월 24일부터 28일까지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모든 자리 2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