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끝나자 뒷통수?...“중국공장 반도체 장비 허가받으라”며 미국투자 압박
트럼프발 관세·규제 불확실성 ↑
삼성 시안, 해외 유일 낸드 생산
SK는 우시서 공정 미세화 투자
증설·개량 제한 땐 매출 직격탄
허가 지연 시 수율 저하 불가피
韓규제, 인텔·마이크론 반사이익
中 반박 성명내고 ‘보복조치’ 시사
![중국 시안의 삼성 반도체 공장 [사진 = 삼성전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mk/20250831184802507mapb.jpg)
3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 장비 유지·보수가 지연되는 것은 물론 공정 미세화 등이 불가능해지면서 신제품 생산 길이 막히게 됐다. 이로 인해 향후 투자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3~4년 후의 시장 변화를 예측해 미리 투자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1·2공장을 운영 중인 시안 공장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기지다. 2014년 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은 삼성의 해외 유일 낸드 생산기지로 삼성 전체 낸드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스마트폰, SSD, 데이터센터 등 전 세계 저장장치 수요를 뒷받침하는 핵심 거점이다.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은 D램 생산기지다. 2006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은 SK하이닉스 전체 D램 생산량의 40%가량을 담당한다. 특히 PC, 서버, 스마트폰 등 시스템 구동용 메모리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 전경 [사진 = SK하이닉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mk/20250831184805035bbag.jpg)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특히 중국 현지 시장과 글로벌 수요 대응을 위해 수년간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는데, 이번 조치로 전략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정부가 느닷없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에 칼을 들이댄 것은 미국 반도체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동시에 중국 사업에 투자할 역량을 오롯이 미국 공장에 투입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품목관세 100%를 예고하면서 미국 내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는 ‘면죄부’를 주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경쟁구도에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Micron) 등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덜한 미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생산 거점을 국내 또는 미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다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은 이미 미국 텍사스 테일러 신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한국과 미국에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반도체 장비 세계 1위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게리 디커슨 CEO가 지난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워싱턴 = 김호영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mk/20250831184806286biur.png)
산업통상자원부는 조만간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간담회를 열어 반도체 장비 중국 반입 규제와 관련해 민관 합동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조 바이든 정부 때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가 헐겁게 운용됐다는 문제의식에서 미국 정부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도 불편해지고, 미국 정부 역시 행정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가 120일의 유예 기간을 두고 새 방식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피해를 예단하기보다 업계와 힘을 모아 상황 대응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30일 성명을 내고 “미국의 이번 조치는 수출통제를 도구화하고 일방적인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어 “미국 측은 즉시 잘못된 조치를 시정하고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중국 기업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은 기자 / 유준호 기자 / 뉴욕 = 임성현 특파원 /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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