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 강화 송해초 5학년] '농촌살이' 매력…동심이 반했다
학생 적지만 누구나 원하는 활동
나다운 일상·맘껏 도전 자신감 '쑥'

"강화도에서 지내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학교 다니는 게 즐거워요."
강화군 송해초등학교에 다니는 전준우(11·5학년) 군은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나'를 찾아가고 있다.
준우 군은 올해 2월 인천시교육청 농어촌 유학 프로그램 '말랑갯티학교'를 통해 강화도로 이주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또래 아이들과 좀 더 가까이 지낼 수 있는 학교를 고민하던 끝에 어머니가 내린 결정이다.
말랑갯티학교는 도시 학생들이 6개월 이상 가족과 함께 농어촌에 머물며 학교 정규 수업과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자연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체류형 유학 프로그램이다.
강화도 유학은 준우 군 가족에게 두 번째 농촌살이다. 부평구 부일초를 다니던 준우 군은 지난해 1년 동안 강원도 양양에서 농촌 유학을 경험했다. 하지만 가족 모두가 강원도에 정착하긴 쉽지 않았고, 수도권과 가까우면서도 생활 여건이 나은 강화도를 선택했다. 준우 군은 세 명의 동생,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강화군 송해면에서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선원면에서 살고 있다.
현재 송해초에는 남학생 20명, 여학생 16명 등 총 36명의 학생이 다닌다. 학생 수는 적지만,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더 많은 도전의 기회가 열려 있다. 준우 군도 줄넘기 대회에 학교 대표로 출전했고, 최근에는 배드민턴 대회를 준비하며 연습에 한창이다.
"예전엔 운동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예체능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여기선 누구나 하고 싶은 활동에 마음껏 도전할 수 있어서 도전하는 게 점점 즐거워졌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송해초만의 특별한 교육 활동은 전 군에게도 새롭게 다가왔다. 이 학교는 봄·여름·가을·겨울마다 '계절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일주일 동안 야외 체험학습을 진행한다. 준우 군은 강화 레포츠파크에서 집라인 등 레포츠를 즐기고, 국화리 학생 야영장에서 지도만 보고 길을 찾아가는 오리엔티어링도 해봤다.
"도시에서는 체험학습 가면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금세 끝나거나 제대로 못 해볼 때도 있었어요. 여긴 인원이 적다 보니 여유롭게 하나하나 더 집중해서 할 수 있어요. 직접 해본 경험이라 그런지 더 오래 기억에 남아요."
이번 여름엔 중국에서 열린 역사·평화캠프에도 참가했다. 준우 군이 해외를 처음으로 경험한 소중한 기회였다.
"처음엔 중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직접 가보니 생각보다 비슷한 점도 많고, 오래전부터 이어진 교류의 역사도 느낄 수 있었어요. 그 덕분에 중국과 우리나라의 관계를 더 균형 있게 바라보게 됐어요."
강화도에 처음 왔던 날, 준우 군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넓게 펼쳐진 서해 갯벌이었다.
"강화도 바다는 동해랑 다르더라고요.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는 게, 조게 같은 생물들이 정말 많았어요. 갯벌 위에 갈매기가 날고, 바람도 시원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는 역사와 생태가 함께 살아 있는 강화도의 매력에 빠져 있다.
"강화도는 예전부터 중요한 역사가 있는 곳이라 배울 게 많고, 자연도 잘 보존돼 있어서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요. 특히 동막해변 근처에 있는 각시바위는 저어새가 둥지를 트는 중요한 번식지라는 걸 알고 꼭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준우 군의 꿈은 과학자다. 도시에서도 학원에 다니지 않았던 그는 강화도에서도 스스로 계획을 세우며 공부하는 습관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는 학원이 없고 공부 분위기가 도시보다 조금 여유로워서 스스로 계획을 잘 세우고 지키는 게 중요해요. 요즘은 메타버스 제작이나 코딩 관련 영상도 직접 찾아보면서 하나씩 배우고 있어요."
준우 군은 북적이는 도시보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더 잘 맞는다고 했다.
"여기선 저만의 속도대로 지낼 수 있어서 좋아요. 이곳에서 제일 저다운 것 같아요. 자연 가까이에서 살면서 좋아하는 걸 하나씩 찾아가는 삶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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