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비극 넘어 평화·자유 노래하다

최명진 기자 2025. 8. 31.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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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日 ‘시와 사상’ 등에 작품 발표
김정훈(사진) 전남과학대 교수가 일본 유력 시 전문지 ‘시와 사상’ 8월호(8월1일 발행)에 시 ‘책 속’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8월 ‘시와 사상’에 ‘봉선화’와 ‘봉선화가 탄생하기까지’를 발표하며 등단과 함께 시집을 출판한 뒤, 국내와 일본 문예지를 오가며 꾸준히 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책 속’은 한일 양국의 역사적 비극을 교차적으로 불러내며 휴머니즘과 평화를 향한 사유를 담아낸 작품이다.

김 교수는 이 시에서 “페이지를 펼치면/물결치듯 다가오는 그리움이/눈앞에 비칩니다//어느 환상적인 곳에서 만난/남녀의 운명적인 사랑도/펼쳐집니다//아스라한 추억을 되살리는 거울/불투명한 미래를 비추는 등대//인생도 있고 진리도 있고/견딜 수 없는 외로움도 있고/기다림에 지쳐 흘리는 눈물도 있습니다//…중략…/노벨상 수상자 한강이 새긴/5.18현장의 잔혹한 장면에는/희생자들의 피가 고여 있습니다/거기에서 하나오카 사건 희생자들의 절규가/들리는 것은 왜일까요//…후략…”이라고 노래하며, 역사적 사건들을 초월한 인류 보편의 휴머니즘을 호소한다.

김 교수는 이어 최근 발간된 ‘시와 사상 시인집 2025’에는 국내의 계엄 상황을 다룬 창작시 ‘2025년의 봄’을 게재했다. ‘시와 사상 시인집’은 일본 문단의 시인 작품을 모아 매년 출간하는 공동시집으로, 김 교수가 이 시집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신작 ‘2025년의 봄’은 국내 긴박한 현실을 일본 독자와 공유하며 권력의 불법적 선포와 자유 억압에 맞선 시민의 외침을 담았다.

김 교수는 이 시에서 “거센 바람에 꽃대가 흔들리면/저편 꽃잎들도 두려워하겠지//거센 바람에 먹구름이 몰려오면/저편 하늘도 몸을 움츠르겠지//…중략…/광화문 광장에서, 5·18 광장에서/새역사의 문을 두드리는가//…후략…”라고 읊으며, 봄을 향한 몸부림 속에 평화와 자유의 갈망이 있음을 드러냈다.

‘시와 사상’은 1972년 창간 이후 1995년부터 매년 ‘시와 사상 시인집’을 발간해왔으며, 올해 출간된 2025년 판은 442명의 시인이 참여한 474쪽 분량의 방대한 작품집이다. 띠지에는 “전쟁과 기후변동 등에 위협받는 이 시대에 시인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표현했는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작품집을 보낸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한편 김정훈 교수는 저서 ‘한국에서 바라본 전쟁과 문학’, ‘마쓰다 도키코와 조선’과 편역서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조선시인 독립과 저항의 노래’, ‘조선의 저항시인―동아시아에서 바라본다’, ‘5월 광주항쟁의 저항시’ 등을 펴낸 바 있으며, 시집 ‘아들과 함께 보는 서울의 봄’으로도 활동해왔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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