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규제법만 336개… 기업 9월 국회 두렵다

임재섭 2025. 8. 3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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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8개꼴로 법안 발의된 셈
與, 9월중 224개 입법과제 처리
재계 “野 견제 역할 못해 발생”
野 “與 눈치에 정부 협조 안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4일로 이재명 정부가 출범 3개월을 맞는 가운데, 이 기간 동안 무려 300여개의 기업 규제 법안이 쏟아졌다. 1일 열리는 9월 정기국회에서 정부 여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더 더 센’ 상법개정안을 포함해 224개 입법 과제를 선정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개정안 국회 통과로 대혼란에 빠진 기업들은 또 어떤 규제폭탄이 떨어질 지 두려움에 떨고 있다.

디지털타임스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 6월 4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국회에 발의된 법안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 기간 동안 발의된 법안 총 1923개 중, 경제 관련 법안은 1081개, 그 중에서도 기업 규제 관련 법안은 336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3.8개 꼴로 기업 규제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셈이다.

전체 규제법안 가운데 203건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했다. 이 가운데는 기업들이 당혹스러워 할 만한 법안들이 수두룩하다.

예를 들어 상장기업은 남녀 성별에 따른 임금 현황 뿐 아니라 승진 현황, 평균 승진소요 연수까지 세부 사항을 공시하도록 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은 기업 인사 담당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 인사고과에 입각해 승진시킬 여성 임원이 없음에도 공시를 의식해 억지로 포함시켜야 하는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

주거지역과의 최소 거리를 지정해 도심이나 주택가에 있는 사업장에서는 풋살 경기장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도 올라와 있다. 공장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풀 장소를 만들어주고 싶어도 규제를 신경써야 할 처지다.

여기에 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도록 하는 3차 상법개정안을 비롯해 한층 더 강화된 산업안전보건법·근로기준법·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 등 껄끄러운 법안들을 대거 발의해 기업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 밖에도 전기사업법, 유통산업발전법, 특허 영어비밀 보호법 등 산업, 에너지 투자규제 중심의 법안들이 많았다. 정무위는 자본시장법,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인정보법, 디지털자산규제법 등 상법 등 다양한 규제법안이 입법됐다.

SK텔레콤 해킹사태 여파로 인해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등도 대거 발의됐으며, 원자력 안전에 대한 책임을 강화한 규제 입법 내용을 담은 원자력 안전법도 눈길을 끌었다.

상임위별로 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75개), 국토교통위원회(70개)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정무위원회(32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30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26개), 보건복지위원회(25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20개), 문화체육관광위원회(11개), 기획재정위원회(10개) 등의 순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야당이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면서 규제법안이 쏟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야당의 입법 흐름에 맞춰서 법안을 준비하려고 해도,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잘 협조해주지 않는 분위기”라며 “정부가 워낙 여당의 눈치를 많이 보니 (야당에는)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고, 좋은 법안을 만들기도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류재우 국민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들은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를 비롯해 노란봉투법, 상법개정안 등으로 이미 벼랑 끝에 몰렸는데, 경제가 잘 되길 바라는 것인지 자본가들을 벌주려는 것인지 (정부여당의)목적을 알 수가 없다”면서 “반기업적인 법이 계속 만들어지면 미국 같은 곳으로 다 떠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AI시대에 기업들을 죽이면 외국으로 탈출이 이어지면서 고용한파가 이어지고, 그로 인해 경제성장이 뚝뚝 떨어지면 세금낼 기업이 없어지며 다시 세금을 올리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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