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맞은 베테랑의 힘… 마흔 두살 박상현, KPGA 13승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20주년을 맞은 박상현(42)은 한 번도 슬럼프가 없었다. 물론 공이 안 맞을 때가 있었지만, 슬럼프라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뭔가 좀 안 되더라도 사실 그 스윙이 그 스윙이다. ‘난 슬럼프야’ 그러면 진짜 슬럼프에 빠진다. ‘다음 시합 때 잘되겠지, 내년엔 잘되겠지’ 생각하면서 루틴을 꾸준히 유지하면 된다”고 한다. 그래도 잘 안 풀리면 마음 잘 통하는 사람과 맥주 한잔 하면서 잊어버린다고 한다.
이런 ‘롱런 비결’을 지닌 박상현이 31일 경기 광주시 강남300 컨트리클럽(파70)에서 막을 내린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총상금 7억원)에서 합계 21언더파 259타로 정상에 올랐다. 1년 10개월 만에 트로피를 추가해 KPGA 투어 통산 13승을 기록했다. 일본 투어 2승을 더하면 프로 통산 15승째다. KPGA 투어에서 박상현보다 많이 우승한 선수는 최상호(43승), 박남신(20승), 한장상(19승), 최경주(17승), 최광수(15승) 등 5명뿐이다.
올해 KPGA 투어 40대 우승자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숀 노리스(43·남아공)에 이어 박상현이 두 번째다. 박상현은 40세 이후 2승을 거두었다. 이날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받은 박상현은 통산 상금을 56억5735만원으로 늘렸다. K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유일하게 통산 상금 50억원을 넘긴 그는 “이번 시즌 60억원 돌파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박상현이 적어낸 259타는 2017년 티업·지스윙 메가 오픈에서 장이근이 세운 KPGA 투어 72홀 최소타 기록(260타)을 넘어선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페어웨이에서 공을 집어 올려 닦은 뒤 공이 있던 자리 가까이에 놓고 칠 수 있는 ‘프리퍼드 라이’ 규칙을 적용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박상현은 이날 5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하지만 박상현이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인 반면, 이태훈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로 9타를 줄이며 추격전을 펼쳤다. 이태훈은 결국 2타 차 2위로 마무리했다. 위기의 순간마다 박상현을 구한 건 롱 퍼팅이었다. 박상현은 8번 홀(파4)에서 티샷을 왼쪽 언덕으로 보내고 두 번째 샷은 뒤땅을 쳐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11m 파 퍼트에 성공했다. 12번 홀(파3)에선 티샷이 프린지에 떨어졌지만 6m 퍼트로 버디를 잡아냈다.
박상현은 지난 1년간 부진의 터널을 건넜다. 장타를 치는 젊은 선수들이 늘면서 비거리에 몰두하다 보니 자신의 골프를 잠시 잊었다고 한다. “힘 빼고 치는 것, 자신의 골프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골프에 집착하는 대신 휴식기에는 요리 학원에 다니며 두 아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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