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갈등에 학부모 개입···교내 폭행 사태 번져”
수차례 제지 불구 욕설 내뱉고 폭행
피해학생 사건 직후 119 이송·치료
경찰, 아동학대 혐의 등 조사 방침
학교, 사태 축소·은폐하기 '급급'
출입 관리 등 안전관리 부실 드러나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자신의 딸과 다툰 학생을 직접 찾아가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학부모가 교내에서 학생을 폭행한 초유의 사태에 지역 사회와 교육계가 충격에 빠졌다.
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5일 울산 한 고등학교에서 1학년 A양의 부모가 딸과 다툼이 있었던 동급생 B양을 불러내 폭행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A양 학부모는 B양에게 욕설을 퍼부었고, A양과 부모는 B양을 집단 구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폭행 과정에서도 B양에게 입에 담기 힘든 모욕적인 욕설을 쏟아냈고, 교사들과 학생들이 제지했음에도 구타는 멈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폭행 장면을 목격한 복싱부 학생들과 교사들이 여러차례 말렸지만 A양과 학부모는 이를 뿌리치고 계속 B양을 폭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B양을 보호하려던 남학생 1명도 함께 폭행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격자들은 "체격이 거구인 A양 학부모가 여학생(B양)을 마구 때리는 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다"라며 "말리지 않았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라고 증언했다.
피해학생인 B양은 사건 직후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까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양 부모를 아동학대,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A양과 B양은 21일 학교에서 사소한 시비로 말다툼을 벌이다 싸움이 벌어졌고, 쌍방 학폭으로 조사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학생간 갈등을 넘어 성인이자 학부모가 교내로 들어와 아이들의 갈등에 직접 개입해 물리적 폭행으로 확전시켰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은 사태를 축소, 은폐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외부인이 자유롭게 교내에 진입해 학생을 폭행한 사실은 학교 안전 관리의 총체적 허점을 드러냈고, 학부모의 출입을 막지 못한 학교의 책임 또한 면하기 어렵다.
취재진은 학교측에 사건의 경위와 대응 방안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학교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울산 교육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학부모의 학교 출입 관리 강화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교내 외부자 출입에 대한 엄격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울산 교육계 관계자는 "학교는 아이들에게 안전망이어야 한다. 더 이상 학교가 폭력의 무대가 돼서는 안된다"라고 비판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