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관문 기차역 불쾌한 담배 냄새 도시 이미지 '먹칠'

정수진 기자 2025. 8. 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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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울산역·태화강역 금연구역 무색
택시·버스기사들 승강장 무분별 흡연
승객 다가오면 바닥에 꽁초 버리기도

울산시, 인력 한계 흡연 방치 ‘악순환’
지역보건소, 이달부터 불시 단속 강화
울산 울주군 KTX울산역 택시 승강장에서 한 택시기사가 승객을 기다리며 담배를 피우고 있다.

울산의 주요 관문인 KTX울산역과 태화강역 택시·버스 승강장에서 기사들의 무분별한 흡연이 이어지며 시민과 관광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기자가 지난 30일 찾은 울산역 택시 승강장은 '금역구역, 흡연시 과태료 부과' 경고 스티커가 무색하게 담배 냄새로 가득했다.

손님을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는 택시 기사 중 상당수가 흡연 부스가 아닌 대기 구역에서 담배를 피웠다. 일부 기사들은 담배를 문 채 대기하다가 승객이 다가오자 급히 담배를 끄고 꽁초를 바닥에 버리거나, 심지어 창문만 살짝 열어둔 채 택시 내부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목격됐다.

승강장을 따라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쌓여있어 흡연이 사실상 관행화된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KTX울산역 택시 승강장에서 대기 중인 한 기사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특히 이날은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경기가 열려 타지에서 온 축구팬들과 외국인 방문객이 많았는데, 기차역을 빠져나온 이들은 택시승강장에서 풍기는 담배 냄새에 눈살을 찌푸렸다.

한 관광객은 "승강장에서 기사들이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어 놀랐다"라며 "담배를 피우다 바로 차에 타시니 내부에도 담배 냄새가 코를 찔러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흡연만이 아니었다. 시민 박모(52) 씨는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민소매 차림에 슬리퍼까지 신고 있는 기사들을 본 적이 있다"라며 "아무리 덥다지만 그런 차림으로 손님을 태우는 건 아닌 것 같다. 흡연 단속과 함께 복장 단속도 필요하다"라고 비판했다

태화강역도 비슷한 상황. 최근 열차 운행이 늘어나면서 관광객과 이용객 발길이 잦아졌지만, 버스·택시 승강장에서는 기사들뿐 아니라 대기 중인 일부 시민까지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쉽게 목격됐다. 흡연 부스와 불과 수십 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임에도 무단 흡연이 일상처럼 이어지고 있었다.

현행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기차역은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위반 시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울산 울주군은 자체 조례에 따라 과태료를 5만원만 부과하고 있다.

울주보건소 관계자는 "울산역의 흡연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접수돼 9월부터는 주·야간 매일 불시 단속을 벌일 계획"이라며 "과태료 수준도 국민건강증진법에 맞춰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남구보건소 역시 유동 인구 증가에 맞춰 단속 횟수를 늘리고, 기사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계도 활동을 병행하는 등 단속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복장 불량이나 택시 내부 흡연 문제는 울산시 단속 관리 대상으로 시 관계자는 "시민 신고를 통해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기사에게 처분을 내린다"라며 "개인택시 및 법인택시 조합을 상대로 주기적으로 협조 공문을 발송하고, 준수 사항을 수시로 당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단속 공백이 여전하다. 실제로 단속 인력이 한정돼 특정 시간대에만 집중되는 탓에, 단속 사각지대에서는 여전히 흡연이 방치되는 상황이다. 기사들은 "단속원이 오는 걸 간혹 보긴 했지만, 출퇴근 시간이나 주말 등 이용객이 많은 때에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반복된다"라고 지적했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