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전기료 인하 빠져 실효성 의문”
군산·여수 사례처럼 단기 지원 한계 지적…차등 전기요금제 요구 확산

정부가 지난달 28일 경북 포항과 충남 서산시를 '지역사업위기 대응 및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특별법(산업위기대응법)'상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선정했으나 정작 기업들이 원했던 전기료 인하 또는 감면은 제외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위기대응법은 주된 산업의 위기로 인해 지역 경제 및 관련 산업 등의 충격 최소화 및 신속한 위기극복 지원을 위해 위기대응 단계를 예방-선제대응지역 지정-특별지역 지정-지정해제 등으로 나눠 진행한다.
포항지역의 경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진과 중국산 수입재 확대로 인한 경쟁력 약화, 탄소중립 및 관세장벽 강화로 인해 매출 및 수익성이 급감하면서 지역 경제 및 국가 경제 전반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포항시와 경북도의 지정 신청에 따라 심의과정을 거쳐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2027년 8월 27일까지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포항 지역은 앞으로 2년 간 △자금·융자 등 금융·재정 지원 △연구개발 지원 및 성과 사업화 지원 △국내 판매, 수출 지원과 경영·기술·회계 관련 자문 △재직근로자의 교육훈련 및 실직자·퇴직자의 재취업교육 등 고용안정 지원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그동안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던 도시들의 성과를 살펴보면 2년 만의 단기적인 지원 만으로는 가시적인 성과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21년 10월 신영대 국회의원이 마련한 군산지역 위기대응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를 살펴보면 '단기적인 대응책 만으로는 가시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잇따랐다.
현행 산업위기대응법에 따르면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을 최초 2년에 이어 2년 연장 및 1년 재연장 등 최대 5년간 지정을 받을 수 있다.
군산은 지난 2018년 최초 지정 이후 연장 및 재연장을 통해 5년간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2021년 10월 27일 마련된 이 토론회를 위해 군산지역 기업 4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정부지원효과 중 경제회복 효과에 대한 47.9%만 긍정적으로 답해 지원 3년이 지났음에도 부정적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산업위기 단기 회복에 대한 예상에서 39.1%가 부정적으로 답해 단기적인 정책 지원의 한계를 드러냈다.
사례 발표에 나선 김규선 삼원중공업 부사장도 "정책지원을 받아 기존 금융기관 대출 만기연장 및 원금상환 유예지원 중이지만 경기회복이 더뎌 채무변제보다는 연장이 늘어나고 자금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 뒤 "자동차 산업에 대체해 군산 일대에 신재생에너지 산업 전환 추진했으나 지역 업체에는 큰 도움이 안되거나 사업이 부진해 더 많은 시간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는 특히 "기업들의 자금압박이 지속되고 있어 기업에 대한 양적 확대 및 대출한도 및 경영안정자금 다양화와 장기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 5월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여수지역 역시 "제도개선·세제감면 등 실질적 혜택 부족하며, 예산집행규모도 예상보다 작아 중장기 생존전략과 후속지원대책 병행 없으면 지역경제 회복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막대한 양의 전기를 사용하는 철강산업의 경우 법적인 금융·세제 지원 보다는 가격경쟁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전기료 인하 또는 감면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산업용 전기료의 경우 최근 3년 간 무려 72%나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내 A기업의 경우 매월 나가는 전기료가 2억3천만원에 이르며, B기업 역시 매월 2억원 내외의 전기를 사용한다.
중소기업인 이들 업체의 전기료를 감안하면 중견·대기업의 경우 수십억원대의 전기료를 부담해야 돼 전기료 인하 또는 감면이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가시적인 효과로 다가설 수 있다.
이에 따라 포항철강공단과 상의 등은 지난 선제대응지역 심사위원회 포항방문 당시 가장 먼저 전기료 인하 및 감면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북지역의 경우 국내 원전의 약 50%가 소재해 전기자급률이 212%에 달하고 있으며, 생산전기의 상당부분을 수도권으로 송전하고 있다.
특히 전기 송전을 위해 도내 상당 지역이 송전탑과 고압전선 등으로 인해 미관과 부동산 가격 등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고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은 철과 전기로 먹고사는 산업군으로, 최근 3년 간 천정부지로 오른 전기료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금융 및 세제 지원 등도 도움이 되겠지만 가장 실질적 도움을 전기료를 인하해 주거나 감면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