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마술계 허브 될 수 있어요” 강열우 부산매직페스티벌 집행위원장
20년간 빔프 성공 운영 노하우 갖춰
지역 마술 저변·인프라 확충 큰 기여
대회 열리면 경제 유발 효과 등 기대

지난 7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선 일명 ‘마술올림픽’으로 불리는 ‘2028 세계마술연맹 월드챔피언십’(FISM WCM) 개최지 결정 회의가 열렸다. 부산은 2018년 행사 개최에 이어 두 번째 개최지 도전으로, 캐나다 퀘벡과 경쟁 중이었다. 적극적인 홍보와 치열한 유지 경쟁을 펼친 끝에 최종 승자는 부산이 됐다. 총 411표 중 부산이 235표, 퀘벡이 176표를 얻어 승리를 거둔 중심에 강열우 부산매직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이 있었다.
“2028년은 세계마술연맹(FISM) 창립 80주년을 맞이하는 굉장히 의미 있는 해입니다. 2018년 전 세계에서 온 마술 관계자들과 마술사들, 관객의 호평 속에 부산 행사를 성공적으로 끝낸 후 일찌감치 10년 후인 2028년 다시 한 번 부산이 행사를 개최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2028년 ‘제30회 FISM WCM’ 행사를 통해 부산은 단순 개최 도시를 넘어 세계 마술의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 위원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친다. 이 같은 자신감의 뒤에는 지난 20년간 부산매직페스티벌(이하 빔프)을 이끌어 온 역사와 노하우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당시 부산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던 그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언어적인 장벽도 없는 마술은 대중예술로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정작 마술 축제를 시작하려고 하니, 부산은 인프라가 전혀 없었다. 무대를 모두 새로 제작하며 간신히 행사를 끝냈지만, 정작 강 위원장에겐 1억 5000만 원의 빚만 남았다. 그렇게 힘들게 시작한 빔프는 이제 매년 3만 명 이상이 찾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마술 축제로 자리 잡았다.
“유럽 중심의 마술계에 한국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유호진 마술사가 2012년 동부산대학 학생 신분으로 FISM WCM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큰 관심을 끌었죠. 동양인 최초, 최연소 나이로 놀라운 마술을 보여줘 마술계는 한국의 수준에 깜짝 놀랐고, 이후 세계마술연맹의 VIP들이 줄줄이 매년 빔프를 보기 위해 부산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쌓인 글로벌 네트워크가 이번 유치 경쟁에서도 강력한 무기가 됐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이미 2번이나 행사 유치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이에 비해 부산이 두 번째 행사 유치에 성공하게 된 건 FISM 회장단의 강력한 지지와 세계 마술계의 네트워크, 이미 증명한 대회 운영 능력 덕분이다.
물론 유치 경쟁은 만만치 않았다. 부산시의 지원을 받지 못해 관광공사 행사 유치 공모를 통해 빠듯하게 준비 비용을 충당했다. 후보지 프레젠테이션을 비롯해 홍보 활동, 유치 결정 총회가 열리는 이탈리아 체류 경비를 아끼기 위해 강 위원장과 사무국 식구는 좁은 민박의 방 하나에 모두 머물렀고, 강 위원장은 침대에서 떨어져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빔프 사무국에선 “강 위원장의 갈비뼈를 희생하고 마술올림픽을 따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유치 결정 이후 강 위원장의 행보는 더 바빠졌다. 2028년 부산으로 더 많은 마술사와 관계자, 외국 관객을 끌어오기 위해 마술 축제가 있는 곳이면 보따리를 싸고 출발한다. 최근 중국 선전 마술축제를 다녀왔고, 앞으로 줄줄이 행사가 잡혀 있다.
“2028년 행사에 외국 마술사와 마술 관계자, 마니아 팬 등 3000여 명의 외국인 방문객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591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2018년 행사 때 이루지 못한 남북한 마술사 공연을 2028년에는 꼭 진행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