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3대 강국, 3년에 달렸다] ‘비대면·리스크 관리’ 재편… 금융업, 설계부터 바뀐다

주형연 2025. 8. 3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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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제2데이터센터 건립 추진
AI솔루션 도입해 준법견영 보조
신용평가 왜곡·정보보호는 숙제
생성형AI가 생성한 이미지. [챗GPT]

⑤ AI가 이끄는 금융혁신


인공지능(AI)을 앞세운 국내 금융권의 혁신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리스크 관리,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까지 금융의 전 영역이 재편되고 있다.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고객 경험 혁신과 금융 안정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비용 효율성까지 확보하면서 금융 산업 전반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AI 5대 강국 도약 국정과제에 맞춰 은행권은 ‘제2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제2데이터센터 건립을 통해 고도화된 정보처리능력, 재해복구센터 역할을 병행할 계획이다. 메인센터와 재해복구센터 기능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실시간 동기화가 가능한 ‘액티브-액티브’ 방식도 추진할 방침이다.

AI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도 늘리고 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해까지 발굴·육성한 핀테크 스타트업은 총 1345개(6073억원) 중 90%인 1210개(5466억원)다. 대부분 AI와 관련된 기업이다. 은행들은 핀테크 기업들의 해외진출 방안도 함께 모색 중이다.

은행들의 콜센터도 나날이 똑똑해지고 있다. 5대 은행은 상담·보안·편의 등 ‘삼박자’를 강화한 AI콜센터로 고객 편의 증대는 물론 은행원들의 내부 업무까지 편리하게 만들었다. 국민은행은 2023년부터 생성형 AI GPT를 콜센터에 도입했다.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미래콘택트센터 FCC STT·TA 시스템을 고객 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GPT를 콜센터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협은행은 인바운드 상담에 따라 빅테이터를 수집, 분석해 실시간으로 TA(텍스트분석)를 분석하고 있다. 상담사의 상담 통화내역을 분석한 상담품질 전수 평가도 수행 중이다.

AI 기반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도 강화되고 있다. 고객의 거래 패턴과 투자 성향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AI 투자메이트’를 고객이 등록한 관심 종목·섹터 기반으로 시장 동향, 뉴스, 시각화 자료를 카드 형식으로 실시간 제공하고 있다. 향후 GPT 기반의 대화형 투자메이트 2.0으로 고도화해 개인 맞춤형 투자전략까지 제시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은 △데이터사이언스(신용평가·손님 관리·이상거래탐지) △자산관리(AI Quant)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 △AI 플랫폼 △블록체인 등 핵심 영역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월 개별 청약상담이 가능한 ‘AI 청약상담원’을 출시할 예정이라 고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리스크 관리 부문에서도 AI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불완전판매 탐지, 자금세탁 방지(AML), 이상거래 모니터링 등 규제 대응에 AI 솔루션이 도입돼 준법 경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도 디지털금융 전환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다. 인뱅 3사는 본인인증 방식을 자체 AI기술로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영상통화 안면인식, OTP 셀피 인증 등 다양한 본인인증 방식을 채택했다. 케이뱅크는 AI 딥러닝 광학문자인식(OCR)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업무처리 속도를 기존 대비 5배 이상 높였다. 토스뱅크도 수만건의 신분증 이미지와 수기 검증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이 재촬영·위변조 여부를 98% 정확도로 탐지할 수 있다.

이상거래 탐지(FDS) 영역에서도 AI가 빛을 발하고 있다. 보안 분야에서는 AI 기반 위협 탐지와 자동화된 침해사고 대응 체계를 구축 중이다.

보험사들은 각 사에 필요한 시스템에 AI를 도입, 다양하게 활용 중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 6월부터 전속 설계사인 LC(Life Consultant) 및 TC(Total Consultant)를 대상으로 AI 화법 코칭 솔루션인 크디랩의 ‘쏘카인드’를 도입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고객 응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설계사의 언어, 음성, 표정, 시선, 습관어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요소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한다.삼성화재는 생성형 AI·OCR 기반 ‘AI의료심사’를 도입해 업무효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AI의료심사’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단서, 검사결과지, 수술기록지 등 다양한 의료문서를 자동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OCR 기술과 생성형 AI를 결합해 기존 수기 검토 과정을 대폭 단축하고, 심사 결과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금융권의 판도를 바꾼 AI 도입에 대한 과제도 남아있다. 데이터 편향성으로 인한 신용평가 왜곡, 개인정보 보호 문제, 알고리즘의 투명성 확보 등은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다.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AI 경쟁력이 금융권을 압박하면서 전통 금융사의 혁신 속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AI는 금융산업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금융사는 기술 도입과 함께 윤리·제도적 장치를 병행해야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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