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만난 드로잉 아티스트 “캐릭터 같은 한글, 울림을 줍니다”

“한국인이 아니어서 그런지 한글은 캐릭터처럼 보입니다. ‘두들랜드’에 들어올 것 같이요.”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드로잉 아티스트 미스터 두들(31)은 ‘2025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31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작업할 때 텍스트를 써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문자를 주요한 캐릭터로 삼아 작업을 해 본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두들은 캔버스부터 건물 외벽, 전자기기 화면에 이르는 다양한 매체에 낙서 같은 그림을 빽빽하게 그려 예술계에서 주목받았다. 예명인 ‘두들’(doodle)부터가 ‘생각 없이 무언가를 그리다’는 뜻이다. 2019년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에도 출연해 한국에도 알려졌다. 그러나 한글을 주제로 작품을 한 적은 없었다.
두들은 “한글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글자이고, 제게 울림이 있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두들랜드’에도 잘 맞는 글자”라고 말했다. 두들랜드는 두들이 특유의 그림을 그리면서 구축한 그의 상상 속 세계관을 뜻한다. 두들은 “평소에 제가 하던 작업은 현대적이라면, 이번에는 한지를 사용하는 등 전통적인 한국 방식과 접목했다”고 말했다.
두들이 참여하는 2025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는 세종시가 2027년부터 개최할 한글 비엔날레를 앞두고 열리는 사전 행사다. 9월1일부터 10월12일까지 세종시 조치원읍 일대에서 열린다. 두들은 일제강점기 누에고치에서 실을 만들던 ‘구 산일제사 공장’에 한지를 활용한 ‘꼬불꼬불 글자’와 ‘꼬불꼬불 네모’ 연작 총 15점을 전시하고, 9월2일에는 조치원1927아트센터 외벽에 대형 라이브 드로잉을 한다. 높이 4m, 너비 20m 규모로 그려질 대형 벽화 ‘HANGOODLE’은 두들이 영국 밖에서 그린 작품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 된다.
전시작은 사전에 시민들로부터 모은 한글 1음절 글자가 주인공이다. 두들이 산일제사 공장에 내걸 작품에는 ‘예’, ‘몽’, ‘선’ 같은 한글 단어가 두들 특유의 무늬들과 어우러져 있었다. 두들은 “제 패턴과 잘 맞을 것 같은 글자들 중 긍정적인 의미가 있는 것, 중의적인 의미가 있는 것들을 골랐다”고 말했다. 한지를 사용한 것도 처음인데, 한지 특유의 질감이 잘 드러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6가지 종류의 한지 중 가장 적절한 것을 찾는 데 적잖은 시간을 들였다고 한다.
6년 만에 한국을 찾은 두들은 “지난번 방한 때도 한국인들이 환영해줘서 한국이 좋았다. 그 사이 한국인 가족(제수)도 생겼다”며 “한국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무게감을 더 느꼈다. 작업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한글은 시각적으로 체화됐기 때문에, 앞으로 작품 활동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한글이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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