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61%, 법정 정년 60세 이후 ‘재고용’ 방식 선호”

최지영 기자 2025. 8. 3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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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고령자 계속고용 기업 인식 실태 조사’
응답 기업의 61.4%, “임금체계 개편 無”
“임금체계 개편에 따른 고령자 고용 제도 개선해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고령자 계속고용에 대한 기업 인식 및 실태 조사’ 중 기업이 선호하는 60세 이후 고령자 계속고용방식. 경총 제공.

국내 기업 10곳 중 6곳이 현재 법정 정년(60세) 이후 새로운 근로 계약을 맺는 ‘재고용’ 방식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년제를 운영하고 있는 전국 30인 이상 기업 1136개를 대상으로 ‘고령자 계속고용에 대한 기업 인식 및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1.0%가 60세 이후 고령자 고용 방식으로 ‘재고용’을 선택했다고 31일 밝혔다. 현재 정년을 연장하고 싶다고 답한 기업은 32.7%, 정년을 폐지하겠다는 기업은 6.3%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고령자 계속고용에 대한 기업 인식 및 실태 조사’ 중 기업 규모별 선호하는 60세 이후 고령자 계속고용방식. 경총 제공.

특히 300인(30~299인) 미만 기업 뿐만 아니라 300인 이상, 1000인 미만 및 이상 기업 등 규모에 상관없이 ‘재고용’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재고용되는 고령자의 적정 임금 선정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50.8%가 ‘퇴직 전 임금 대비 70~80% 수준’이라고 답했다. 재고용되는 고령자의 적정 임금 수준은 퇴직 전 임금 대비 ‘80%’라는 응답이 27.8%로 가장 많았고, ‘70%’라는 응답이 23.0%로 두 번째로 많았다. 경총은 “재고용되는 60세 이후 고령자의 적정 임금이 퇴직 전 임금보다 줄어들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중이 80.3%로 나타나 고령 인력의 지속가능한 계속고용을 위해서는 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임금 조정이 필수적 요소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재고용되는 고령자는 업무성과, 결격사유 여부 등으로 평가해 ‘대상자를 선별해야 한다’는 응답이 84.9%, ‘희망자 전원을 재고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15.1%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고령자 계속고용에 대한 기업 인식 및 실태 조사’ 중 60세 이후 고령자 활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 우선선위. 경총 제공.

고령자 활용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 방안(복수응답 허용)으로는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인건비 지원 등이 꼽혔다. 60세 이후 고령자 활용을 위해서는 ‘고령인력 채용 시 세제 혜택 부여’(47.7%), ‘고령인력 인건비 지원’(46.3%)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이어 파견법·기간제법 등을 개선해 다양한 고령자 고용형태 촉진 방안이 실시돼야 한다는 기업은 40.2%였다. 이외에 ‘고령인력 사회보험료 부담 완화’(34.4%), ‘해고 규제 완화 등 고용 유연화’(29.8%), ‘연공급 임금체계 개편’(28.3%), ‘고령자 재취업 지원 서비스 확대’(12.3%) 등 순이었다.

경총은 “고령 근로자에 대한 높은 인건비와 고용 경직성에 대한 부담이 기업의 고령인력 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주된 요인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3년 정년을 60세로 법제화한 이후 실제로 임금체계를 개편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체계 개편 여부에 대해 61.4%는 ‘경험 없다’, 38.6%는 ‘경험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은 56.8%, 도입한 기업은 32.0%, 부분적으로 도입한 기업은 11.2%였다. ‘도입’은 생산직과 사무직 모두를, ‘부분 도입’은 생산직이나 사무직 중 하나의 직종에만 도입한 경우였다.

경총은 “절반 이상의 기업이 정년 60세가 법제화된 2013년 이후 임금체계 개편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고령자 임금 연공성 완화 조치의 일환인 임금피크제도 도입하지 않았다”며 “고령인력 활용 활성화를 위한 인사·임금제도 정비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고령자 계속고용에 대한 기업 인식 및 실태 조사’ 중 계속고용 유경험 기업의 계속고용방식. 경총 제공.

이외에도 응답 기업의 64.1%는 정년 후 고령자를 ‘계속고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경험이 없다’는 응답은 35.9%로 집계됐다.

계속고용을 한 기업의 80.9%는 ‘재고용’ 방식으로 정년 후 고령자를 계속 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년연장’ 방식은 20.1%, ‘정년폐지’는 5.8%였다.

또, 기업 규모가 클수록 ‘재고용’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해당 문항은 복수응답을 허용했다.

재고용 실시 기업을 대상으로 재고용 계약 기간에 대해 물은 결과, ‘12개월’이라는 응답이 85.7%로 가장 높았다.

재고용 대상자 선정 방식은 ‘적합한 인력을 선발해 일부 재고용한다’는 응답이 61.8%로 가장 많았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지나치게 높은 임금 연공성에서 비롯된 고령자의 높은 인건비와 한번 채용하면 직원을 내보내기 어려운 고용 경직성에 대한 부담이 기업의 고령인력 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인력이 필요한 기업들이 좀 더 수월하게 고령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같이 일할 사람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실효적 조치가 이번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10여년 전 ‘정년 60세 법제화’와 동시에 의무화된 임금체계 개편이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는 임금체계 개편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취업규칙 변경절차 개선 같은 조치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울러 상당수 기업들이 ‘퇴직 후 재고용’ 같은 유연한 고령자 고용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만큼, 법정 정년연장 같은 일률적·강제적 방식은 기업 현장에서의 수용성이 떨어지고, 조기퇴직 확산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크다”며 “2000년대 초반의 일본처럼 노사 합의로 정한 합리적 기준에 해당할 경우 재고용 대상의 예외로 인정하는 등 최소한의 고용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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