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박인혁, 자리 바꿔 팀의 비밀 병기로 부상
측면 미드필더 소화, 팀의 새 전술 카드로
"PK 못 넣으면 앞으로 기회 없다 생각했다"

프로축구 광주FC의 공격수 박인혁이 새로운 자리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며 팀의 '히든 카드'로 떠올랐다.
광주는 지난 30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 제주SK FC와의 원정 경기서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박인혁의 페널티킥 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초반부터 변수가 많았다. 전반 중반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지며 그라운드에는 금세 물이 고였다. 후반 들어 비는 그쳤지만 공이 고인 물에 멈추며 정상적인 플레이가 쉽지 않았다. 선수들은 짧은 패스를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양 팀 모두 긴 패스와 공중전으로 전술을 바꿔야 했다. 그러나 광주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후반 종료 직전 헤이스가 상대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극적인 페널티킥을 얻었고 키커로 나선 박인혁이 침착하게 마무리해 원정에서 값진 승점 3점을 따냈다.
주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던 박인혁은 이날 후반 시작과 동시에 측면 미드필더로 교체 투입됐다. 수비 시에는 풀백 라인까지 내려오며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등 낯선 역할을 맡았지만 흔들림 없는 플레이로 팀 전술에 녹아들었다. 경기 후 그는"제주 원정에서 노력한 것을 승점 3점으로 얻을 수 있어 좋다"며 "새로운 포지션에 어색함은 없다. 주 포지션은 9번이지만 프로에서는 윙어로도 많이 뛰었다. 풀백이든 윙어든 주어진 시간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인혁의 투입과 관련해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분석팀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아사니가 이적했기 때문에 다른 유형의 윙어가 필요했다. 박인혁이 윙어 경험이 있어 훈련에서 준비를 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인혁 투입은 도박이었다"며 "하지만 준비가 잘 돼 있었고 동료들에게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했다"고 평가했다.

결승골을 넣은 뒤 박인혁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시울을 붉혔고, 동료들은 달려와 그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박인혁은 "최근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계속 경기에 못 나오는 상황이었다"며 "오랜만에 45분이라는 시간을 받게 됐고 10분이든 1분이든 준비돼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란 옵션도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고 싶었고 노력의 결과 오늘 같은 장면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는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중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특히 시즌 막판 순위 다툼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카드로 떠오른 박인혁의 활약은 향후 광주의 무기가 될 전망이다.
/양우철 기자 yamark1@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