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증에 ‘명예훼손’이라며 언론사 수사한 검찰, 대법원도 “근거 공개하라”
공개 요구에 검 “직무수행 곤란” 거부
재판부 “예규 공개해야”···결론 확정

검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검증 보도’를 한 언론사 기자들을 직접 수사하며 근거로 들었던 ‘대검찰청 예규’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대법원이 확정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언론 보도를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검찰은 “예규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거듭 불복했지만 끝내 패소하게 됐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참여연대가 검찰총장을 상대로 낸 ‘검사의 수사개시에 대한 지침(예규)’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검찰의 상고를 심리불속행 기각하고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별도 심리 없이 원심을 확정하는 판결이다.
검찰은 2023년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경향신문 등 언론사를 상대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20대 대선 전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통해 불법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줬다’고 보도한 기자들이 표적이 됐다. 검찰은 허위 보도로 윤 전 대통령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일부 기자들을 재판에 넘겼고, 경향신문 기자들에 대해서는 지난 6월3일 대선이 끝난 뒤에야 무혐의로 결론 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6101708001
당시 검찰 수사를 두고 법조계는 “검찰청법상 명예훼손은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이 이미 수사 중이던 대장동 비리 의혹 사건과 ‘직접 관련성’이 있어 대검 예규에 따라 수사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검찰이 수사 근거로 언급한 예규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검찰이 ‘직무수행이 현저히 곤란해질 수 있다’는 등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모두 검찰이 예규를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 위법 논란이 발생하는 이유는 오히려 검찰총장이 예규를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봤다.
이어 검찰 예규가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를 판단하는 세부 기준 및 관련 처리 절차 등 세부 사항을 규정”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이를 공개한다고 해도 수사의 밀행성이나 공정한 직무수행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검찰 수사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불분명한 만큼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수사절차의 투명성 제고 측면에서 예규를 공개할 공익적 필요성이 크다”고도 짚었다. 검찰이 1·2심 판결에 모두 불복하면서 소송이 대법원까지 올라갔지만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참여연대는 지난 29일 성명을 내고 검찰이 법원 판결에 따라 예규를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법률을 넘어선 예규로 윤석열은 감싸고, 언론인을 비롯한 정권의 반대자들을 탄압해 온 검찰의 수사에 대법원이 제동을 걸었다”며 “검찰의 편향적·자의적 수사 관행을 타파하고, 수사 대상자의 당연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추후 논의를 거쳐 예규 공개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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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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