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PEC 계기 수도권 관광개 지역 유치 계획 필요
올해 한국을 찾는 외래 관광객이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서는 추세다. 한류 열풍과 저가항공 확대, 무비자 입국 등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정부 목표치인 1850만 명을 넘어 2000만 명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그러나 양적 증가와 달리 외래 관광객의 발길이 수도권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82.7%가 수도권을 찾고 있으며 지방 방문은 33.9%에 불과하다. 서울 78.4%, 부산 16.2%, 제주 9.9%에 비해 대구·경북 등은 미미한 수준이다.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할 절호의 기회다. 세계 정상과 국제 언론이 주목하는 국제행사를 계기로 경북·대구를 세계 관광무대에 각인시킬 전략 마련이 급하다.
정부가 9월 말부터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수도권 유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과거 한국 관광산업의 '큰 손'으로 자리했던 만큼 이들의 발걸음이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에 집중된다면 지역은 다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중국 관광객 유치 전략을 수도권과 차별화해 지방으로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중국 관광객뿐만 아니다. 유럽, 북미, 남미, 동남아 등 국제 권역별 맞춤형 관광객 유치 계획을 수립해 실행에 옮겨야 한다. K팝, 드라마, 뷰티, 음식 등 콘텐츠를 활용하되 단순 체험형 상품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경주 불국사와 안동 하회마을, 포항 영일만과 동해안 해양관광 자원은 세계인이 주목할 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이를 연결하는 교통망과 숙박, 안내 시스템을 얼마나 편리하게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지방 국제공항의 직항노선 확대와 수도권-지방 연계형 관광상품 개발은 필수다.
1970~80년대만 해도 경북·대구는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지역이었다. 경주 역사유적지구와 불국사, 석굴암은 세계문화유산으로서 위상을 인정받아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교통 편의와 콘텐츠 경쟁력에서 뒤처지면서 지역 관광의 영광은 빛이 바랬다. APEC은 경북·대구 관광을 세계 무대에 다시 세우는 무대가 될 수 있다. APEC이라는 호기를 살려 명성을 되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