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3650m 티베트 시찰…시진핑이 숨겨둔 의미 [세계의 창]

한겨레 2025. 8. 3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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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8월20일 티베트자치구 성립 6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티베트 수도인 라싸에 도착하여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라싸/신화 연합뉴스

왕신셴 | 대만 국립정치대학 국제관계연구센터 소장

지난 8월20일 시진핑은 티베트(시짱)를 시찰했고, 다음날 티베트자치구 성립 60주년 경축대회에 참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뒤 두번째 티베트 시찰이지만, 중국 건국 이래 당과 국가 지도자가 티베트의 ‘10년 단위’ 기념행사에 참석한 건 처음이다. 이는 단순한 지방 시찰이 아니라 중국 정치와 국제 전략 면에서 짙은 함의를 지닌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제시한다.

첫째, 과거 티베트자치구 성립 ‘10년 단위’ 기념행사에는 대체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국정 자문기관) 주석이나 국무원 부총리가 대표로 출석했다. 이번에도 대표단 단장은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지만, 시 주석이 함께 등장한 것은 중국이 티베트 문제를 중시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또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 티베트에 대한 주도권과 통제권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 주석은 기념행사 연설에서 ‘신시대 당의 티베트 통치 전략’을 관철하고, 티베트의 정치·사회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해 국제사회의 티베트 정책 비판에 대응했다.

둘째, 시진핑의 이번 행보는 그의 권력이 안정되어 있고 건강하다는 신호를 발신했다. 최근 국제사회에선 시 주석 권력이 불안정하고, 심지어 실각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찰 수행 인원은 선전, 공안, 경제·무역 등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있었고, 성도인 라싸에서 현지 군 장병을 접견해 시 주석이 여전히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걸 보여줬다. 고산증을 유발하는 해발 3650m에 있는 라싸를 시찰한 것은 수차례 제기되어온 시진핑 건강 이상설을 불식했다.

셋째, ‘달라이 라마’ 전승은 늘 중국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중국과 국제사회가 치열하게 맞붙는 의제다. 지난 7월 제14대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전승 제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전승 후계자는 반드시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천명한 중국의 입장과 모순된다. 시 주석은 이번 연설에서도 ‘종교 중국화’를 추진하고, 티베트 불교를 사회주의 사회에 적응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달라이 라마 전승 문제에 대한 대응이었다.

마지막으로 시 주석의 티베트 시찰 행보는 대외 전략 의제, 특히 중국-인도 관계와 밀접하다. 티베트는 인도와 인접해 있고, 중국과 인도는 국경 획정 문제로 계속 충돌했고, 국제사회는 티베트 인권 문제를 수차례 비판해왔다. 따라서 시 주석의 행보는 국제 전략과도 연관되어 있다. 지난 7월19일 리창 국무원 총리는 티베트를 찾아 인도까지 이어지는 얄룽창포강 댐 공사 착공식에 참여했다. 시 주석도 이번 연설에서 댐 건설을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중국이 수자원을 에너지 전략과 지정학적 구도에 포함한다는 걸 상징한다. 또한 칭짱고원의 수원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강화한 것이다. 인도는 격렬하게 반응하며 중국이 댐을 ‘무기화’해 수량 조절로 인도 각 주를 통제할 수 있다고 항의했다.

티베트의 전략적 지위가 격상되고, 달라이 라마 전승 문제가 정치화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재집권 이후 국제질서는 충격을 받고 있다. 시 주석이 자치구 성립 60주년 기념대회에 참석한 것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시찰은 티베트 문제에 있어 ‘안정이 최우선’임을 강조하고, 시진핑의 권력 안정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동시에 국제 전략적 함의도 있다. 중국과 인도 양국 외교 수장은 최근 자주 상대국을 방문했다. 특히 인도와 파키스탄 간 무력 충돌, 인도에 대한 미국의 50% 관세 부과 발표를 거치면서 양쪽은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는 관계라는 점이 더욱 두드러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8월31일과 9월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트럼프 2.0’ 시기, 지도자 사이 상호작용 결과는 과거 경험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어떤 분야든 경쟁과 협력은 가능해진 시점에 ‘상상력’은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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