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 무기한 연장? 내란 특별재판부 도입?… 법조계 우려 봇물

이유지 2025. 8. 3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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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발의한 '3대 특검법' 개정안
수사기간 만료 시 특검이 국수본 지휘
전문가 "법 체계 안 맞고 취지 훼손"
'내란특별재판부'엔 "인민재판소냐"
서울 영등포 국회 본회의장 전경. 홍인기 기자

여권이 최근 발의한 '3대 특별검사법' 개정안을 두고 법조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점은 수사기간이 만료된 후 특검이 경찰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사실상 수사기간을 무기한 연장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구속영장 기각 후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논의하는 것을 두고는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못 끝낸 사건 특검이 국수본 지휘…"정합성 안 맞아"

그래픽=송정근 기자

3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7명이 3대 특검법과 관련해 26일 발의한 개정안에는 '수사기간 이내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사건을 다른 법률에도 불구하고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인계, 국수본부장이 특검 지휘 아래 수사를 진행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른 법률에도 불구하고'라는 단서가 붙은 이유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걸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현행 특검법에는 수사기간이 만료된 뒤에도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은 3일 이내에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인계해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고 재판까지 담당하도록 명시돼 있다. 국정농단, 드루킹 특검법 등에도 적시된 내용이다. 여당에서 밝힌 특검법 개정 이유는 검찰청법상 검사 수사 범위 제한으로 검찰 수사대상이 아닌 범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검 측에서도 해당 조항을 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여당 법안이 이같이 나오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법조계에선 개정안은 특검이 기간 제한 없이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은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검은 예외적으로 국회가 개입해 특별히 수사·기소권을 부여한 기구라 기간을 정해 신속히 수사하도록 제한하는 게 핵심인데, 수사지휘 기능을 부여해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문제"라며 "예외는 엄격히 해석해야 하는데 예외에 또 예외를 두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다른 특검에선 수사기간이 완료되면 공소유지만 담당했다.

특검 제도는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인 1999년 조폐공사 노조 파업 유도, 검찰총장 부인 옷 로비 의혹 사건을 계기로 도입됐다. 수사 대상이 권력 핵심일 경우, 정권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검찰 대신 독립된 법조인이 수사·기소를 맡도록 하자는 취지다.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공정성이 특검의 근간인 셈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여대야소 국회 지형에선 특검 제도를 악용해 끝없이 '하명수사'를 하는 새로운 검찰청이 탄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가 만든 특별법에 근거하는 특검이 행정부 산하 경찰을 지휘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고검장을 지낸 변호사는 "국회 추천으로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는 구조는 수사기관 구성에 있어 예외적인 상황인데, 종료 기간도 정해놓지 않고 항구적인 수사기관인 경찰을 지휘하게 한다는 건 수사 체계와 관련 법률의 정합성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대로면 국수본부장보다 특검이 상부에서 수사를 지휘하게 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고,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주체도 국수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해당 조문에선 '사건을 인계받은 국수본부장은 특검의 지휘하에 신속하게 수사를 완료해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고, 공소제기된 사건의 공소유지를 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검의 한 관계자는 "현행법상 수사권한이 없는 범죄를 검찰에 인계하는 꼴이 되니 주체를 검토해달라는 의견이었는데 이런 조문이 나온 경위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어리둥절해했다.


'내란특별재판부' 논의엔 "사법권 독립 침해" 지적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7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한덕수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여권에서 추진하는 내란특별재판부 신설 논의에 대해서도 위헌 소지가 크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영장전담판사를 지냈던 한 법조인은 "(한 전 총리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정재욱 부장판사는 특검팀의 김건희 여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구속영장은 발부했다"며 "결과가 마음에 안 든다고 판사를 골라 재판을 하겠다는 것은 사법권 독립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강조했다. 법무연수원 교수 출신 한 법조인도 "여론에 따라 재판하는 '인민재판소' '영장자판기'를 만들겠단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헌정사상 특별재판부는 1948년 9월 반민족행위처벌법에 따라 설치된 사례가 유일하다. 민주당은 2018년에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의혹 관련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은 "임의로 사건을 특정 법원 또는 법관에 맡겨 사법 공정성을 저해할 위험을 예방하려는 헌법 27조 취지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위헌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법원 역시 "헌법상 근거가 없고, 사건 배당의 무작위성에 위배돼 공정성 시비를 부를 수 있다"고 공식 의견을 내면서 불발됐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wi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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