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서울서 일한 직원 파주로 전보···법원 “생활상 불이익 커 부당”

10여년간 서울시에서 일하던 직원을 ‘조직개편 차원’이라며 돌연 경기 파주시로 전보 발령한 것은 생활상의 불이익이 커서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사단법인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를 상대로 낸 부당전보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협회는 지난 2023년 7월 조직개편을 하고 재난대응·구호 업무를 하는 조직·인력을 통합하기로 하고, 경기 파주시의 북부센터를 거점으로 재난안전 교육사업을 전담하는 팀을 새로 만들었다. 협회 내 같은 팀 직원 A씨 등 4명은 이 때 파주시 북부센터로 전보 발령을 받았다. 대부분 10년 가량 서울 마포구 사무소에서 근무해왔다. 이에 A씨 등은 중노위에 부당전보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노위는 A씨의 신청에 대해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을 벗어난 생활상 불이익을 초래한다”며 구호협회의 전보 발령이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그러자 협회 측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협회의 조직개편 필요성은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도 없다”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협회 측은 협회가 순환보직 정책을 운용하고 있고, A씨 등의 통근시간이 일부 늘어나긴 하지만 교통비를 보전해 생활상 불이익이 크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A씨 등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 과정에서는 협회와 A씨 등이 2022년 1월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근로 장소를 ‘구호협회 지정 사무실’로 하고 ‘협회의 순환보직 정책에 동의한다’고 기재된 점 등이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직원들이 근로계약서에 ‘순환보직 정책에 동의한다’고 기재돼 있긴 하지만 이는 근무지 변경을 수반하지 않는 보직·부서 변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협회가 서울과 파주를 나눠 채용공고를 해왔던 점 등을 더해 보면 서울사무소에서 계속 근무해온 직원들에게 근무지 변경을 초래하는 인사 발령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직원은 전보에 따라 구호 물품 상하차·출고 등 업무를 담당하게 됐는데 이들은 필수적인 면허가 없어 다른 직원에게 부탁하는 등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전보 조치가 합리적이거나 효율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전보로 인해 출·퇴근 거리가 늘어나고 교통비용도 증가했는데 협회는 직원들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이후에야 순환보직비를 신설해 월 20만원을 지급했다”며 “하지만 이것만으로 생활상 불이익이 해소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직원들과 달리 장기간 근무하던 근무환경이 갑작스럽게 변경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보로 참가인들이 입은 생활상 불이익의 정도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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