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알 디 메올라…가을 성큼 당기는 재즈의 향연 펼쳐진다
이소라 첫 재즈페스티벌 무대 기대

끝나지 않을 듯 이어지는 더위 속에서도 이름난 재즈 음악가들의 무대가 잇달아 예고되면서 가을의 기척이 다가오고 있다. 비록 ‘처서 매직’은 없었지만, 재즈 선율에 실린 잔잔한 바람이 달력을 서둘러 넘기고 싶게 만든다.
9월19~21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일대에서 열리는 제9회 서울숲재즈페스티벌은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재즈 축제다. 사흘간 30팀이 참여해 야외 무대 두곳에서 공연을 펼친다. 축제 첫째 날과 둘째 날 밤에는 성수동 일대 재즈 클럽과 연계한 애프터파티 프로그램 ‘성수재즈나잇’도 마련된다. 성동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축제 ‘크리에이티브X성수’의 딸림 행사 중 하나다.

올해 출연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바로 이소라와 알 디 메올라다. 1991년 재즈 보컬 그룹 ‘낯선 사람들’로 데뷔한 이소라는 이후 솔로 가수로 ‘난 행복해’ ‘처음 느낌 그대로’ ‘바람이 분다’ 등 히트곡을 남겼다. 허스키하면서도 섬세한 목소리로 세대를 아우르며 언제나 콘서트 매진을 기록하는 인기 가수다. 재즈 보컬로 데뷔했지만 국내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헤드라이너로 나서는 그의 무대는 서울숲의 가을을 제대로 만끽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평소의 콘서트와는 또 다른 자유로운 호흡과 즉흥성이 더해져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가 크다.

미국 기타리스트 알 디 메올라는 재즈 기타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버클리음대를 거쳐 거장 칙 코리아가 이끈 퓨전 재즈 그룹 ‘리턴 투 포에버’에서 이름을 알렸으며, 초고속 피킹과 정교한 어쿠스틱 주법으로 세계를 매혹시켰다. 솔로 앨범 ‘엘리건트 집시’, 역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존 매클로플린, 파코 데 루시아와 함께한 트리오 기타 실황 앨범 ‘프라이데이 나이트 인 샌프란시스코’는 명반으로 손꼽힌다. 그래미상, 비비시(BBC) 재즈 공로상,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의 ‘마일스 데이비스 상’ 등을 거머쥔 그는 19일 한국 밴드 루시의 조원상과 특별 협연을 펼치는 데 이어, 21일에는 단독 무대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아론 팍스 리틀 빅, 마이크 스턴 밴드, 롭 아라우조, 스텔라장, 요탐 실버스틴×송영주 트리오, 드니 성호 트리오, 중국 트럼피터 리샤오촨의 멜로디어스, 일본 배우 겸 싱어송라이터 후지와라 사쿠라, 로다이브×밀레나, 박상아 퀸텟 등이 무대에 오른다. 또 뮤지컬 ‘에비타’ 출연진이 꾸미는 ‘뮤지컬 에비타 인 더 재즈 포레스트’ 특별 무대도 예정돼 있다. 다양성과 장르 융합을 중시한 라인업은 단순한 음악 축제가 아니라 도심 속 문화 광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서울 바깥에서도 전통의 재즈 축제가 펼쳐진다. 10월17~19일 경기 가평 자라섬에서 열리는 제22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다. 올해 라인업에는 빌 프리셀 트리오, 볼프강 무트슈필 트리오, 프랑스 트럼피터 이브라힘 말루프, 마티아스 아익 퀸텟 등 세계 재즈의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올해 포커스 국가는 헝가리로, 드레쉬 콰르텟과 미클로스 루카치, 발린트 지에먼트 트리오, 스카이락 메트로폴리탄이 동유럽 특유의 선율을 선보인다. 잔디밭과 강바람이 맞닿는 자라섬이 유럽의 낯선 음색으로 물드는 순간이 기대된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매년 새로운 아티스트를 소개하며 한국 재즈 팬들에게 ‘세계의 현재’를 보여주는 창구로 기능해왔다.

색소폰 거장들의 이색적인 정면승부 무대도 예고돼 있다. 9월12일 서울 성수아트홀과 14일 전주 더바인홀에서 열리는 ‘빈센트 헤링 & 에릭 알렉산더: 더 배틀’은 알토 색소폰의 빈센트 헤링과 테너 색소폰의 에릭 알렉산더의 합동 공연이다. 둘은 2005년 ‘더 배틀’, 2012년 ‘프렌들리 파이어’에 이어, 올해 뉴욕 스모크 재즈 클럽 공연 실황을 담은 새 라이브 음반 ‘스플릿 디시전’으로 다시 만났다. 두 사람의 호흡은 하드밥의 긴장과 즐거움을 동시에 담아내며 재즈 애호가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늦더위에도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조금씩 불고, 재즈는 어김없이 다음 계절을 데려온다. 달력에 날짜를 표시해두고 가을 재즈의 낭만을 기다리다 보면, 늦더위쯤은 금세 잊힐 것이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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