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정년 연장’ 선언…경영계 “조기퇴직 확산 부작용” 우려
기업 60% 이상 “정년 연장보단 재고용 선호”
재고용 시 업무성과로 선별, 임금 삭감 주장도
“고령자 활용엔 인사·임금제도 개편 선행돼야”
이재명 정부가 법정정년의 단계적 연장(60→65세) 추진을 공식화하자 경영계에선 “일률적·강제적 방식은 기업 현장에서의 수용성이 떨어지고 조기퇴직 확산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정년 연장보단 ‘퇴직 후 재고용’ 같은 유연한 고령자 고용방식을 선호하고, 업무성과 결격사유 여부 등을 평가해 재고용자를 선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업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기업들은 현재 법정 정년(60세) 이후 고령자를 고용할 경우 어떤 방식을 가장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61.0%가 ‘재고용’이라고 응답했다. 정년연장(32.7%)의 두 배 수준이다. 300인 미만, 1000인 이상 등 기업 규모별로 살펴봐도 재고용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각각 60%를 넘어섰다.
실제 현장에선 재고용 형태의 고령자 계속고용이 대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년 후 고령자를 계속고용 중인 기업의 80.9%가 재고용 방식을 택했다고 답했다. 재고용 계약 기간은 1년(12개월)이라는 응답이 85.7%로 가장 높았다.
정년 연장보다 재고용을 선호한다고 했지만, 조사에선 고령자 재고용에 대한 기업의 부담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재고용되는 고령자는 퇴직 전보다 임금을 줄어야 한다는 응답이 80.3%에 달해서다. ‘퇴직 전 임금 대비 70∼80%’(50.8%)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90% 수준이 16.4%, 50∼60% 수준은 13.1%였다. 경총은 “고령 인력의 지속가능한 계속고용을 위해선 기업의 현실을 반영한 임금 조정이 필수적 요소임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재고용되는 고령자를 기업이 선별해야 한다는 응답도 84.9%로, ‘희망자 전원을 재고용해야 한다’(15.1%)는 응답과 큰 차이를 보였다. 회사가 고령자의 업무성과와 역량을 평가해 선발해야 한다는 응답이 49.3%, 결격사유 해당 여부로 적격자를 가려야 한다는 응답은 35.6%에 달했다.
기업들이 고령인력 활용을 주저하는 요인으론 임금 연공성으로 인한 고령 근로자의 높은 인건비와 한번 채용하면 내보내기 어려운 고용 경직성에 대한 부담이 자리했다. 기업들에게 정년 후 고령자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방안을 묻자 ‘고령인력 채용 시 세제 혜택 부여’(47.7%, 이하 복수응답), ‘고령인력 인건비 지원’(46.3%)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서다.

임영태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인력이 필요한 기업들이 좀 더 수월하게 고령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같이 일할 사람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실효적 조치가 금번 사회적 대화 과정에서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특히 10여년 전 정년 60세 법제화와 동시에 의무화된 임금체계 개편이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는 임금체계 개편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취업규칙 변경절차 개선 같은 조치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00년대 초반의 일본처럼 노사 합의로 정한 합리적 기준에 해당할 경우 재고용 대상의 예외로 인정하는 등 최소한의 고용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지난 22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성장전략’에서 현재 60세인 법정정년을 65세로 연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한국이 지난해 12월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국민연금 수급 개시연령이 2033년까지 65세로 늘어나는 만큼 소득공백 해결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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