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중 음이탈 난 ‘케데헌’ 주인공…실제 상황이었다면?

장자원 2025. 8. 3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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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 전문의 "현실 가수들이라면 즉시 병원으로 뛰어갔을 것"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인공 '루미'는 초고음역대 노래를 무리하게 부르다 음이탈이 난다. [사진=넷플릭스]

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케테헌'의 누적 시청 수는 2억3600만 건을 기록하며 영화 부문 역대 1위, 시리즈 포함 역대 3위에 올랐다. 주간 시청 수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만큼, 현지에서는 역대 넷플릭스 작품 최고 기록인 '오징어 게임(2억6520만 건)'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화의 주제가인 삽입곡 '골든(Golden)'의 커버 열풍도 거세다. 아이브의 안유진, 에이핑크의 정은지, 엔믹스의 릴리, 마마무 솔라 등 걸그룹의 메인보컬은 물론 권진아, 다비치 이해리, 바다, 박기영, 에일리 등이 자신만의 음색으로 '골든'을 커버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골든'은 최고음이 무려 3옥타브 라(A5)까지 올라가는 곡이다. 라이브 무대에서 A5음을 안정적으로 내는 것은 음역대가 높은 축에 속하는 가수들에게도 부담이 되는 수준이다. 실제로 '케데헌'의 주인공 '루미' 역시 작중에서 골든 무대의 리허설 중 음이탈이 나지만, 이를 무시하고 무대를 강행하다 결국 수많은 팬들 앞에서 무대를 망치고 만다.

무대 강행한 '루미'…현실의 가수였다면 이런 선택 안했다고?

이문세, 아이유, 박효신, 옥주현 등 수많은 가수들의 목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아름다운목소리이비인후과의 김영호 원장은 이같은 장면에 대해 "실제 가수였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공연을 앞두고 가수들이 이런 징후를 포착했을 때 가장 현실적인 대처는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고 진료를 받는 것이다.

즉시 병원을 방문할 수 없는 상황에는 노래를 멈추고 가습기나 네뷸라이저(액체 약물을 분사하는 호흡기 질환 치료용 의료기기)를 활용해 성대를 적시는 방법이 있지만, 이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타이레놀 등 소염진통해열제를 복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의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공연계에선 무대 직전 가수의 건강상의 이유로 일정이 취소되는 일이 생각보다 흔하다. 뮤지컬 배우의 성대에 문제가 생겨 당일 캐스팅을 변경하는 사례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가수 김범수는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 3시간 전 급성 후두염 진단을 받으며 공연을 취소한 경험으로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목소리가 직업인 사람들…목 관리는 어떻게?

그렇다면 목소리가 생명인 가수들이 목 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김 원장은 "성대 표면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라며 "저는 모든 환자들에게 '기승전-습도'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칙적인 식생활과 충분한 휴식도 좋은 목소리를 위한 필수요소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는 목 손상이 '성대결절'로 발전할 수 있다. 성대결절은 목소리를 내는 기관인 성대에 작고 단단한 덩어리나 혹이 생기는 증상으로, 성대가 붓거나 목소리가 쉬면서 목소리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수술 등의 방법으로 성대결절을 제거해 사라지게 만들어도 가수나 배우들은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목을 안 쓰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특히 잘못된 발성 습관 때문에 목이 손상되었을 때는 습관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데, 환자에게 길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목소리와 큰 관련이 없는 직업을 가진 일반인들도 성대에 무리가 가는 습관은 고치는 것이 좋다. 잘못된 습관으로 자극이 누적되면 성대에 손상이 생겨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환자를 만난 첫날부터 헤어지는 날까지 매번 강조하는 것은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라며 "너무 오래, 너무 크게, 너무 높게, 너무 낮게 말하는 모든 습관은 성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고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장자원 기자 (j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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