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만→10.8만달러…비트코인 지고 알트코인 뜨고?[가상자산 나침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이 역대 최고 가격을 기록한 뒤 일제히 가격이 급락했다. 이들이 금리와 물가 등 거시경제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반면, 소형 알트코인은 작은 호재에도 가격이 급등하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은 10만8800달러선에 거래됐다. 지난주보다 5.63% 낮아진 가격이다. 이더리움과 엑스알피(XRP·리플)도 각각 8.34%, 7.35% 떨어졌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발언에 급등하던 코인들은 지난주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지난달 14일 12만4457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썼던 비트코인은 11만2000달러선까지 떨어진 뒤,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11만6000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내 상승분을 모두 내줬고 결국 11만달러 선을 내줬다.
이더리움은 지난달 25일 4953달러로 역대 가장 높은 가격에 도달했지만, 5000달러 벽을 깨지 못하고 급락했다. 엑스알피 역시 최근 한 달간 3.3달러와 2.8달러를 오갔다.
시장에서는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영향으로 봤다. 7월 PCE는 1년 전보다 2.6%, 식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는 2.9% 상승했다.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거주자가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불하는 가격을 의미하는 물가지표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물가상승률의 근거로 사용한다. 시장 예상치에는 부합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보이면서 다음 달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췄다. 페드워치툴과 폴리마켓 등에서 여전히 시장 참여자들의 80% 이상이 다음 달 연준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주요 인물의 발언이나 지표 발표에 따라 하루에 10%포인트 이상 움직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인하에 신중해질 경우 유동성이 줄며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금리인하를 단행한다 하더라도 경제지표 부진으로 인한 인하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 있어 당분간 투심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관 투자자들 역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신뢰가 먼저 깨졌다. 전주 1주일 내내 비트코인 ETF를 팔던 기관 투자자들이 돌아서며 순유입세로 전환되긴 했지만, 규모는 4억4080만달러에 그쳤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다시 순유출로 돌아서며 이번 주 전망 역시 밝지 않은 상황이다.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10억829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더리움 역시 29일 1억646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오히려 솔라나 ETF에 출시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왔다. 주요 코인들이 거시 지표에 움직이고 있는 사이, 일부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이들에 대한 개별 뉴스들이 단기 급등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솔라나는 판테라 캐피털 등 유명 업체들의 투자 소식에 급등한 뒤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주요 코인 대비 변동성이 크지 않았다. 크로노스는 트럼프 미디어그룹과 크립토닷컴의 64억달러 규모 디지털자산재무(DAT) 전략 실행 예정 소식이 알려진 뒤 130% 이상 상승했고, 피스네트워크는 미국 상부무가 GDP 데이터를 온체인에 기록하겠다는 뉴스가 전해진 뒤 100%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상승세는 하루 만에 꺾였고, 등락폭이 주요 코인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나는 등 투자 위험성은 더 높다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역시 미국의 경제지표가 시장을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미국 주요 고용지표가 시장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며 "연준 의장이 최근 잭슨홀 연설에서 고용지표에 주목하며 스탠스를 선회한 만큼 9월 금리 결정 전 발표될 고용지표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다음 달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지표가 견조하게 나오면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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