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썼던 사람’, 소설가 김학찬 유고집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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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학찬(1983∼2025)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기침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올해 2월, 향년 42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는 투병 중에도 글을 놓지 않았다.
"이 작품집의 출간으로, '끝까지 쓰는 소설가'가 되겠다는 그의 약속은 이행된 듯싶다. () 그의 언어가 오랜 시간 이 땅 위에 남아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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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고치고, 다시 고치면서 살아왔는데 이제 시간이 없다. 시간만 없는 게 아니라 힘도 없다. (…) 주사 항암제를 맞으면 아프다. (…) 물론 이것을 맞아도 (곧) 죽기는 한다.”(김학찬 유고 산문집 ‘투암기’ 중)
소설가 김학찬(1983∼2025)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기침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올해 2월, 향년 42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는 투병 중에도 글을 놓지 않았다. 병상에서 써내려간 산문집 ‘투암기’와 미발표작 등 단편을 모은 소설집 ‘구름기’가 출판사 교유서가에서 동시에 출간됐다.

산문집 ‘투암기’는 1부(‘의연해야지. 하지만 울고 있었다’)와 2부(‘작가로 태어나지는 않았으나 - 소설가가 되었으니 - 조금 더, 글을 쓰다 떠나겠다’)로 구성됐다. 병세가 악화한 시기에 집필한 2부는 미완성인 채로 책에 수록됐다.
작가는 병상에서도 마지막까지 글을 통해 삶과 죽음을 응시했다. 글쓰기와 치료를 병행하며 겪은 육체적 고통, 작가로서의 자의식, 일상의 사소한 풍경,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단단한 문장으로 담아냈다.
“좋아하는 것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치료만 받다가 떠나는 것은, 의미를 잃는 일이다. 고통받으면서도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고 그는 썼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떠나지 않기 위해, 그는 단어를 고르고 골라 써내려갔다.
작품 속에서 그는 가족과 지인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도, 국어 교사인 아내 최수경 씨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아내가 계속 나를 기억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한두 해 슬퍼하는 것으로도 길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므로 지나치게 슬퍼하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아내에 대한 나의 최소한의 사랑이다. (…) 아내를 생각하면 ‘투암기’를 쓸 수가 없다.”
한편 소설집 ‘구름기’에는 그가 2007년 혼불문학제 최명희청년문학상을 받은 ‘모범택시를 타는 순간’을 비롯해 10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고향을 떠나왔지만 새로운 터전에 스며들지 못한 새터민 가족(‘귀가’), 자본주의 체제 밖을 배회하는 아버지들(‘은이와 같이’, ’구름기’) 등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유랑하는 존재들을 그렸다.
작가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을 “끝까지 쓰는 소설가”로 정의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 쓰지 말라고 해도, 마지막까지 쓸 겁니다.” 생전 작가의 친우였던 문학평론가 이만영 교수(전북대 국어국문학)는 ‘구름기’ 작품 해설에 이렇게 썼다. “이 작품집의 출간으로, ‘끝까지 쓰는 소설가’가 되겠다는 그의 약속은 이행된 듯싶다. (…) 그의 언어가 오랜 시간 이 땅 위에 남아 있으면 좋겠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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