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붐에도 인도네시아 경제가 허덕이는 까닭 [PADO]
[편집자주] 천연자원은 축복일수도 저주일수도 있습니다. 일반 제조업, 특히 경공업과 달리 천연자원 산업은 소수 대규모 기업들이 맡을 수밖에 없고 중앙정부와 유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연독점이라는 명분으로 국유화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래서 석유 같은 천연자원은 잘못 관리되면 국가의 소수 엘리트들에게 부와 권력을 몰아줄 위험성이 큽니다. 어쩌면 인도네시아가 그런 저주에 노출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 8월 21일자 기사는 현재 인도네시아가 처해 있는 경제적 난관을 그립니다. 과거 중산층을 양산하며 국가 경제를 견인하던 제조업이 광업의 발달로 쇠퇴하면서 양질의 일자리가 줄고 성장률도 저하되고 있습니다. 3억에 가까운 인구의 구매력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애플을 상대로 으름장을 놓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지만 이제는 소비 여력도 예전만 못합니다. 90년대 말 한국과 같은 시기에 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인도네시아는 당시 한국과는 달리 IMF가 요구한 경제 구조 개혁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습니다. 30년 넘게 통치한 수하르토가 실각하면서 정치적인 혼란이 이어졌고 개혁이 제대로 뿌리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천연자원의 과실에 집중하면서 인도네시아가 지금과 같은 경제적 난관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사에서는 제조업 부문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내 권위주의적 정치의 부상, 중국과의 밀착 등도 인도네시아가 천연자원 중심 경제로 고착되어 가는 현상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과연 인도네시아는 '일자리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개혁을 해낼 수 있을까요? 동남아시아 최대 인구 대국의 향방을 주시해 보시죠.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스리 레스타리는 십 대 시절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났고, 그곳에서 완전히 새로운 삶을 찾았다.
2000년, 당시 18세였던 레스타리는 중부 자바주의 고풍스러운 도시 수코하르조로 가서 인도네시아 최대 섬유·의류 제조업체로 손꼽히는 'PT 스리 레제키 이스만'에 취직했다. 스리텍스로 알려진 이 회사는 유니클로,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업체와 각국 군대에 의류를 공급하며 번창했다.
스리에게 이곳은 단순한 직장 이상이었다. 직장 동료와 결혼했고 부부의 소득을 합쳐 논밭 사이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5년이 되자 회사의 상황은 뒤집혔다. 부채 부담, 저가 중국 제품의 유입, 치열한 글로벌 경쟁으로 인해 스리텍스는 3월 1일부로 문을 닫았다. 35년간 스리텍스에서 일했던 남편과 스리 모두 1만 명이 넘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해고당했다.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25년 동안 일했고... 언제나 회사에 충성을 다했어요." 스리는 눈물을 닦고 회사에서의 마지막 날들을 회상하며 말했다.
"공장에서 일할 때는 자유롭게 돈을 쓸 수 있었어요." 스리가 회상했다. "이제는 단 1000루피아(85원)도 소중해요. 저축은 꿈도 못 꿔요." 스리는 아직 학업 중인 두 딸의 등록금을 대기 위해 모아둔 돈을 쓰고 있으며 필수적이지 않은 지출은 줄였다.
제조업 불황이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인 인도네시아를 뒤흔들고 인구 대국으로서의 소비 시장 매력을 약화시킬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다. 스리는 그로 인해 올해 해고된 수만 명 중 하나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의 공장 폐쇄 중 스리텍스가 가장 큰 규모이지만 일본 소유의 야마하 뮤직과 산켄, 그리고 미국 스포츠웨어 대기업 나이키의 신발 공급업체 두 곳 등 주목할 만한 사례들이 더 있다.
경제학자들은 인도네시아가 광범위한 파급 효과를 낳는 '탈산업화'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2억8000만 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국민의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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