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상하게 기분이 우울하다고?…“뱃속에 ‘그 놈’들이 수상하네”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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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편안한 사람이 정신도 건강하다."
지난 수년간 의과학계에서는 비만과 당뇨, 아토피, 관절염, 암은 물론 정신 건강까지 장내 미생물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정신 건강이나 신경 퇴행성 질환, 신경 발달 장애를 포함한 신경계 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대표적이다.
신간 '것필링'은 건강과 질병에서 인간 미생물의 잠재적 역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쓰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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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게놈보다 유전정보 많아
당뇨·암같은 질병은 물론이고
기분·감정에도 큰 영향 미쳐
![[UNPLASH]](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31/mk/20250831055702558atla.jpg)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과학적으로 맞는 말이다. 우리 몸에서 인체 세포가 차지하는 비율은 놀랍게도 10%에 불과하다. 나머지 90%는 몸속에 사는 미생물 군집인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이뤄져 있다. 100조개에 이르는 이런 미생물은 대부분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에 서식하는 장내 미생물이다. 이들은 인간보다 100배나 많은 유전자를 발현한다. 지난 수년간 의과학계에서는 비만과 당뇨, 아토피, 관절염, 암은 물론 정신 건강까지 장내 미생물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정 프로바이오틱스가 정신 건강이나 신경 퇴행성 질환, 신경 발달 장애를 포함한 신경계 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대표적이다. 이런 프로바이오틱스를 지칭하는 ‘사이코바이오틱스’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2019년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푸드 앤드 드러그 어낼리시스’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사이코바이오틱스는 감마 아미노부티르산(GABA), 세로토닌, 글루타메이트, 뇌유래 신경영양인자 등 신경전달물질이나 단백질의 생성과 방출을 조절해 치료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간 ‘것필링’은 건강과 질병에서 인간 미생물의 잠재적 역할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쓰인 책이다. 저자인 알레시오 파시노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소아위장영양학 석좌교수 겸 미국 하버드대 의대 소아과·공중보건대 영양학 교수와 MGH 홍보 책임자이자 작가인 수지 플래허티는 장내 미생물에 관해 우리가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무엇이고, 현재 어디까지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것필링은 ‘장(Gut·것)’과 ‘느낌(Feeling·필링)’의 합성어로 직감이나 육감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장내 미생물이 인간의 건강, 감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강한 확신이나 감정, 또는 기존 의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질병은 장내 미생물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파시노 교수는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실망스럽게도 인간게놈 지도에서 임상적으로 관련돼 확인된 돌연변이는 가능한 치료 표적의 2%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에서 얻은 교훈은 인간 질병의 나머지 98%는 돌연변이보다는 유전자 발현의 변화로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마이크로바이옴 프로파일링을 공중보건 정책에 적극 적용할 수 있다면, 비감염성 만성 염증성 질환의 유행을 막거나 노인 인구의 건강 위협 요소를 관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2030년을 배경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의학의 미래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화시킬지 상상한다. 생후 12개월이 된 아기 젬마는 혈액 샘플을 기반으로 한 면역 프로파일링, 대변 샘플에서 수행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을 거쳐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위험군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좌절은 금물. 의료진은 젬마의 프로필에 맞게 식단을 변경해 보호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하고,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대사 프로필을 재건해 ASD 발병을 예방할 수 있는 유전자 교정 프로바이오틱스를 3개월 동안 복용하도록 처방한다. 아직은 상상 속 일이지만 이런 일은 머지않아 현실이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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