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암댐 녹조 위기…광주·전남 250만 식수원 ‘비상’
폭염·집중호우에 조류 번식 급증
영산강청, 관계기관 합동 총력 대응

"어릴적 부터 봐왔지만 주암호가 올해처럼 물빛이 진하게 변한 건 처음 같아요." 댐 인근에서 만난 주민 김모(67)씨의 말이다.
30일 전라남도 순천시 주암면 일대에 자리한 광주·전남 최대의 담수호인 주암댐. 광주·전남 250만 시·도민의 주요 식수원인 이곳의 물빛이 지속된 폭염에 녹빛을 띠었다.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1일 주암호에 대해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주암호에서 경보가 내려진 건 지난 2011년 이후 14년 만이다.
녹조는 남조류가 과도하게 번식하면서 물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여름철 폭염과 강한 햇빛에 수온이 높아지고, 집중 호우로 흘러든 오염원이 영양염류를 늘리면서 발생 조건이 갖춰졌다. 주암호는 그동안 수질이 안정적으로 관리돼 왔지만, 올해는 폭염과 호우가 동시에 닥치면서 균형이 무너졌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아직은 관심 단계 수준이라 수돗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은 없지만, 폭염이 길어지면 상황이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정수 처리와 취수구 수위 조정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녹색빛으로 변해가는 주암댐을 바라보는 인근 주민들의 근심도 커져갔다. 주민 박모(72)씨는 "이 물이 광주랑 전남 사람들이 다 마시는 물 아닌가요? 뉴스에서 경보가 떴다고 하니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계절적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의 신호라고 지적한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폭염과 집중호우가 수자원에 직접 타격을 주면서, 식수원 관리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우리 지역은 2011년 이후 단 한 번도 조류 경보가 없었지만, 연이은 폭염과 집중강우로 불가피하게 발령됐다"며 "250만 시민의 식수원을 지키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