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손 우리 남편, 한 달 만에 금손 됐어요’ 셀프집수리 너도나도 줄섰다 [세상&]
셀프 인테리어 원하는 젊은층부터 제2 인생 꿈꾸는 중장년층까지 수강생 다양
저렴한 교육비에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로 인기 만점, 20초 만에 신청 마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필름지를 자를 때는 이중칼질이 중요합니다. 다 할 수 있으니까 천천히 해보세요”
앞치마를 두른 40여명의 성인남녀가 온 신경을 가로세로 30㎝ 나무판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각자 커터 칼로 나무판에 붙은 필름지를 자른다.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강사는 “잠시 쉬었다가 이번에는 이중 나무판에 필름지 붙이는 연습을 해보겠습니다. 조금 더 난도가 있지만 원리만 알면 어렵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자는 지난 26일 오후 관악구 신림동의 한 건물에서 진행되고 있는 ‘서울시 집수리 아카데미’ 교육 현장을 찾았다. 서울시 집수리 아카데미는 서울시민이 실생활에 필요한 집수리 기술을 직접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실습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아카데미는 기초반과 심화반으로 나눠 진행되는데 한 달간 8회에 걸쳐 교육이 진행된다. 공구사용법부터 기본 배선과 전기기구 교체, 수전과 양변기 교체, 인테리어 필름, 문짝 시트지, 문 손잡이 교체, 타일, 도배, 방충망, 조명 설치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실용적인 집수리 기술을 전문 강사진의 도움을 받으며 직접 익힐 수 있다.
이날 수업은 평일 기초반 6일 차 과장으로 인테리어 필름과 문짝 시트지 붙이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수업은 중장년 남성이 다수일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수강생 중에는 20대 젊은 여성부터 60~7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나이의 수강생들이 열심히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김현철 강사는 “기본적으로 이 아카데미에 오시는 분들은 배우려는 준비된 마음을 가지고 오시기 때문에 출석률도 좋고 강의에 아주 잘 집중한다”며 “처음에는 손재주가 없어 망설이셨던 분도 한 달이 지난 후엔 간단한 집안 수리는 할 정도의 결과물을 갖고 가시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 수강생들은 강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와 시범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옆에서 말을 걸기 조심스러울 정도였다.
이렇게 수강생들이 열의를 보이는 이유는 이 교육이 꽤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수강생 중에는 자신의 집을 본인의 손으로 꾸미고 싶은 셀프인테리어를 위해 찾았다는 분도 있었고, 퇴직을 앞두고 제2의 직업을 찾고자 아카데미를 찾은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기초반을 거쳐 올해 초 심화반 과정까지 수료한 임금혁(67)씨는 이 아카데미를 통해 자신의 후반기 인생을 새로 시작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임씨는 “원래 중국 비자 관련 여행업을 했는데 중국 여행이 무비자로 바뀌면서 사업이 어려워졌다”며 “새로운 직업을 찾던 중이었는데 그러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 걸 알게 됐고 제대로 한 번 배워보자 생각해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심화반까지 수료한 임씨는 얼마 전 10평 남짓한 새로운 사무실 공간을 모두 본인 손으로 꾸몄다고 한다. 공고 출신인 임씨는 원래 전기관련 자격증이 있었고 간단한 집수리 정도는 하던 참이었다. 임씨는“전기 배선부터 문짝 달기, 목공까지 내가 설계하고 내 손으로 만들다 보니 이 공간에 더 애정이 생겼다”며 “사실 전문가를 불러 사무실을 꾸미려면 몇백만원이 드는데 그런 비용도 절약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실용적인 집수리 기술을 배울 수 있지만 수강료는 8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아 인기가 매우 높다. 실제 서울시 집수리 아카데미 수강생 모집이 시작되면 보통 20초면 마감이 된다고 한다.
집수리 아카데미는 지난 2017년 90명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해 매년 수강생 수와 회차를 늘려가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수강생 280명을 모집했다.
김성만 서울시 주거환경개선과 안심집수리팀장은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아카데미를 수료한 수강생이 2430명에 이른다”며 “더 많은 교육 기회를 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예산과 공간 확보가 되면 교육 과정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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