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설가 양영수, 제주역사 음악극 극본집 발간

한형진 기자 2025. 8. 30. 17:4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도서출판 각

제주 소설가 양영수가 '제주역사 음악극 극본집'(도서출판 각)을 발간했다.

새 책에는 '범섬은 알고 있다', '홍랑애화(洪娘哀話)' 두 편의 음악극을 담고 있는데, 두 편 모두 제주 역사가 소재라는 공통점이 있다.

책 소개에 따르면, '범섬은 알고 있다'는 1374년 고려 공민왕 당시에 제주에서 벌어졌던 일명 '목호의 난'을 다룬다. 목호란 말을 키우는 몽골인들을 뜻한다. 몽골 제국에서 제주도에 설치한 목마장에서 일하던 몽골인들을 가리킨다. 

몽골 제국이 무너진 후 새롭게 중원의 주인이 된 명나라는 고려 정부에 제주도에 군마를 바칠 것을 요구한다. 이에 고려 정부는 제주의 말을 징발하기 위해 여러 차례 관리와 군사를 파견하나 100년 가까이 제주에 뿌리내린 목호들은 원 제국의 황제가 기른 말들을 적에게 내어줄 수는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해 징발 왔던 관리들을 척살해버린다. 이에 고려 정부는 최영을 총사령관으로, 2만5000여 명의 군사를 파견해 목호를 진압한다.

작가는 이 사건을 총 4막으로 이뤄진 음악극으로 엮어냈는데,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건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선보인다. 

작가는 '목호의 난' 전개 과정에서 탐라인들이 초기에는 목호군에 가세했으나, 결국 고려 정부군을 돕게 되면서, 결국 고려 정부군의 승리를 가져오게 했다고 본다. 결국 제주섬이 한반도의 일원으로, 한민족의 구성원으로 통합되는 거시적 안목의 결단이라는 해석이다.

한라산에 초목을 보라, 저 목장에 풀들을 보라,
주인이 누구인지 다투는 일 없었거늘. 
탐라목장은 어이하여 전쟁터가 되었어라. 
천혜의 보물섬이어서 탐욕 내는 나라들, 
원나라와의 오랜 인연, 고려국과는 더 오랜 인연,
탐라의 운명은 어느 쪽을 따라야 하나.
- '범섬은 알고 있다' 15쪽 가운데

'홍랑애화(洪娘哀話)'는 제주에서 27년간 유배생활을 했던 조정철과 그와 사랑을 나눴던 제주 여인 홍윤애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나, 죽으민 죽었주, 어신 죄를 이섯젠 고릅니까.
고문 고통이 모수와그네 우리 낭군 죄인 맨듭니까.
우리 제주도 여자덜 경 몬몬허지 않수다아.
모음에 어신 말 허멍 사느니 떳떳허게 죽으쿠다아.
봄마다 한라산 철쭉 피 묻힌 꽃 피거들랑
홍윤애 죽어간 넋이 돋아난 걸로 알아줍서.
- '홍랑애화' 78쪽 가운데

작가는 장기수 유배인과 섬 여인과의 생사를 오가는 중세의 슬픈 러브스토리를 음악극으로 보여준다. 

도서출판 각은 "극본은 극으로 올려졌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제주역사 음악극 극본'이라는 제목처럼, 이 극본이 피비리고 애틋한 비극적 제주 역사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제주 문화의 콘텐츠로 널리 활용되기를 희망한다"고 작가의 바람을 전했다.

양영수는 1946년 제주도 출생으로 제주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를 역임했다. 소설집 '마당 넓은 기와집'(2006), '사랑은 꽃입니다'(2020)를 펴냈다. 숲 에세이 '한라생태숲 탐방기'(2024)도 썼다.

특히 '불 타는 섬'(2014), '복면의 세월'(2019), '돌아온 고향'(2022), '40년 만의 악수'(2024)까지 4.3을 주제로 한 장편소설을 네 편 발간했다. 이 가운데 '불 타는 섬'은 2014년 4.3평화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제주의소리]에서 격주로 '스마트소설'을 연재 중이다.

88쪽, 도서출판 각, 1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