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이 女보다 4배 자폐증 진단”…알고 보니 女 증상 누락 탓?

정은지 2025. 8. 3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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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는 남아에 비해 여아에서 진단률이 현저히 낮은 현상이 꾸준히 보고돼 왔다.

지금까지는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4배 더 많이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소아청소년과 크리스토퍼 버러우 교수팀이 대규모로 분석한 결과, 이는 단순한 발병률 차이가 아니라 진단 과정에서 여아의 행동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결과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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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진단 기준, 성별 차이 반영 못해 수많은 여아 조기 개입 기회 놓쳐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는 선천적으로 나타나는 신경발달 특성이지만, 남아에 비해 여아에서 진단률이 현저히 낮은 현상이 꾸준히 보고돼 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는 남아에 비해 여아에서 진단률이 현저히 낮은 현상이 꾸준히 보고돼 왔다.

지금까지는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4배 더 많이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소아청소년과 크리스토퍼 버러우 교수팀이 대규모로 분석한 결과, 이는 단순한 발병률 차이가 아니라 진단 과정에서 여아의 행동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결과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연구는 자폐 진단을 받은 형제자매가 있는 아동 3100여 명과 그렇지 않은 아동 1400여 명 등 총 4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만 1~3세 아동을 대상으로 자폐 진단에 사용되는 표준 도구인 '자폐증 진단 관찰 척도(ADOS)'를 적용해 사회적 의사소통, 반복적 행동, 눈맞춤 빈도, 이름 반응, 언어 사용 방식, 감각적 흥미 등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여아 자폐 아동은 남아에 비해 눈맞춤과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한 양상을 보였다. 또한 자폐 형제자매가 있는 집단에서 남아가 여아보다 두 배 높은 진단 가능성을 보였으며, 이는 기존에 알려진 4배 차이보다 크게 낮은 수치였다.

연구진은 "여자 아동에서 자폐 특성을 더 정확히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 지표가 필요하다"며 "현행 진단 기준이 성별 차이를 반영하지 못해 많은 여아들이 진단 과정에서 누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남아의 증상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진단율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며, 이 성별 차이가 반드시 유전적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한다. 자폐 여아는 또래의 행동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증상을 은폐해 진단 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마스킹(masking)' 현상은 여아가 발달 과정에서 사회적 적응을 위해 전략적으로 증상을 감추는 것으로 해석되며, 결과적으로 조기 개입의 기회를 놓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자폐증은 질환이 아닌 발달 특성으로, 개인에 따라 독립적 생활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전일제 지원이 필요한 경우도 존재한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맞춤형 지원은 삶의 질과 발달에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만큼, 성별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진단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이 연구는 최근 ⟪JAMA Network Open⟫에 'Sex-Related Measurement Bias in Autism Spectrum Disorder Symptoms in the Baby Siblings'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doi:10.1001/jamanetworkopen.2025.25887)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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