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싫어… 양산 쓰는 남자들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남성들도 피부 등 관리하는 시대
‘양산은 여성 소모품’ 통념 옛말
실용주의 확산으로 양산 대중화
男 패션플랫폼 검색·판매량 폭증

2019년 ‘양산 쓰는 남성이 언제쯤 자주 보일까’를 주제로 취재한 적 있다. 어느 누리꾼의 양산 구매 고민 글에 달린 ‘남자도 더우면 당연히 양산을 쓸 수 있다’는 댓글이 시작이었다.
당시 인터뷰에 응했던 30대 김모씨는 정장 차림으로 지하철역에서 근무지까지의 도보 10여분 거리 언급으로 양산 선택 이유 설명을 갈음했다. 그는 선크림을 수시로 바르지 않아도 된다면서, 양산 홍보대사가 된 듯 다른 남성의 양산 사용을 적극 추천했었다.
6년여가 흐른 지금 양산 쓰는 남성은 그때보다 는 분위기다. 지하철역 출구, 건널목, 그리고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뜨거운 햇살 아래 양산을 펴는 남성이 종종 보인다. 이른바 ‘패션 피플’의 핫플레이스 서울 명동과 성수동, 강남 일대에서도 과거에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이제는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남자가 무슨 양산이야’라던 고정된 관념은 깨졌고, ‘더우면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실용주의의 확산으로 ‘양산은 여성용 소품’이라는 통념에서도 많이 벗어났다. 홀로 쓰거나 때로는 가족과 공유하는 등 모습은 달라도 더위 피하기에 양산이 제격이라는 메시지는 공통이다.

양산을 향한 달라진 시선은 양산 검색량과 판매량 상승 곡선으로 이어졌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지난 6월14일~7월13일 우양산과 양산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0%, 186% 증가했다. 패션 플랫폼 29CM에서도 6월1일~7월13일 암막우산·경량양산·UV차단 양산 등의 검색량과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이상 늘었다.
특히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의 6월1일~7월29일 양산 검색량과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67%, 954% 증가해 주목된다. 양산이 더 이상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 국한되지 않으며, 남녀노소 사용하는 필수품으로 자리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것으로만 여겨지던 양산의 대중화로 볼 수 있다며 달라진 사고가 패션업계의 경계를 무너뜨린 사례라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내게 도움 되는 것을 따라가려는 실용주의가 과거 관습을 깬 것”이라며 “젊은 세대 의식변화도 양산 쓰는 남성의 확산에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암암리에 만들어졌던 생활문화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남성도 양산을 쓸 수 있을 만큼 누구나 자유로울 수 있고, 그러한 변화를 이상하게 보지 않는 다양화의 시대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극한 폭염의 지속으로 더위를 피하는 수단으로 양산을 찾는 남성들이 늘었다”며 “미백과 노화 방지 등 피부를 신경 쓰고 눈 건강을 챙기는 등 자기관리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증가해 양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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