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 폼: 브로큰 트윌》, 균열의 무늬로 짜인 세계를 드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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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토탈미술관에서 열리는 《유니 폼: 브로큰 트윌》 전시가 8월28일 막을 올렸다.
《유니 폼: 브로큰 트윌》은 패션 디자이너이자 현대미술 작가인 최철용이 '유니폼'이라는 제도적 의복의 틀을 해체하고, 이를 새로운 의미로 재구성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 틈은 동일성과 규율을 상징하는 유니폼의 고정적 인식을 흔드는 동시에, 새로운 주체와 전시 형식이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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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오유진 기자)
서울 토탈미술관에서 열리는 《유니 폼: 브로큰 트윌》 전시가 8월28일 막을 올렸다.
《유니 폼: 브로큰 트윌》은 패션 디자이너이자 현대미술 작가인 최철용이 '유니폼'이라는 제도적 의복의 틀을 해체하고, 이를 새로운 의미로 재구성하는 데서 출발한다. 전시 제목인 '유니 폼(uni form)'에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선명히 반영했다. 하나(uni)와 형식(form)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띄어 썼다. 이 틈은 동일성과 규율을 상징하는 유니폼의 고정적 인식을 흔드는 동시에, 새로운 주체와 전시 형식이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징한다. 유니폼을 출발점 삼아 패션, 예술, 제도, 사회구조, 정체성의 문제를 함께 사유하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기존 규율을 깨고, 새로움을 상징하는 '브로큰 트윌(Broken Twill)'은 이번 전시를 조형적으로 구현하는 핵심 개념이다. 브로큰 트윌은 직조 기법에서 비롯된 용어로, 사선 무늬를 의도적으로 반전시키는 방식을 의미한다. 최 작가는 유니폼의 매끈한 표면 아래에 잠재된 파열과 저항의 리듬을 시각화하고자 이 같은 표현을 택했다. 전시의 구성도 개인의 작업물을 단순히 나열하는 기존의 개인전에서 벗어났다. 미학 이론, 서브컬처, 시각디자인, 미디어 플랫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는 '코어 그룹형' 기획 전시를 구성한 이유다.

통일의 상징은 어떻게 균열의 언어가 되었는가
이번 전시는 다양한 관점과 실험적 기법이 어우러진 작품들로 채워졌다. 대표 시리즈인 《질서의 농도》는 무채색의 군중 이미지를 활용해 집단 속에서 반복과 배열을 통해 형성되는 규율과 존재를 보여준다. 10m가 넘는 대형 작품인 《기억의 파편이 새기는 푸른 상흔》은 상징적 이미지를 충돌시켜 개인의 기억과 집단적 경험에 새겨진 상흔을 드러낸다. 히토 슈타이얼, 안톤 셰벳코 등 국내외 작가들의 참여로 유니폼의 사회적 의미를 한층 더 깊이 확장한다. 유니폼이라는 통일의 상징을 흔들어 균열을 드러내고, 우리가 입고 살아가는 세계의 무늬를 다시금 바라보게 만든다.
최철용 작가는 패션과 아트의 경계를 넘나들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홍익대학교에서 섬유예술과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고, 이탈리아 밀라노 도무스 아카데미에서 디자인과 아트의 경계에 관해 연구했다. 이탈리아 '멜팅팟' '마르텔리', 벨기에 '블루벨' 등 다수의 유럽 브랜드에서 디자인 컨설턴트 및 아트 디렉터로 활약했으며, 2009년 귀국해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씨와이초이(CY CHOI)'를 론칭했다. 2010년 이탈리아 《보그》에서 주목할 만한 신인으로 선정됐으며, 2014년에는 《아레나》 올해의 패션 디자이너로 뽑혔다. 현재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이자 현대미술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전시는 9월28일 막을 내린 후 독일 베를린으로 이어진다. 베를린 전시는 11월11일부터 12월12일까지 P61 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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