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체포법’ 다시 생각해보자 [세상에 이런 법이]

권혜진 2025. 8. 3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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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법대로 되진 않는다.

대표 발의자인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체포법이 윤석열 이후에는 적용될 이유도 없고, 적용될 필요도 없는 법이라고 말한다.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실패는 법이 잘못되어서 벌어진 것인가? 이를 적용하는 자의 부당한 법 적용으로 인해 발생한 것인가? 윤석열에 대한 특혜가 법령의 불비나 미비로 발생한 경우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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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법이 어딨어.” 우리가 자주 하고 듣는 말. 네, 그런 법은 많습니다. 변호사들이 민형사 사건 등 법 세계를 통해 우리 사회 자화상을 담아냅니다.
7월9일 윤석열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도착해 하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법대로 되진 않는다. 쉬운 법 조항조차도 딴지가 반복되면 적용하는 처지에서는 주저하게 된다. 법보다는 이를 적용하는 사람 문제일 수 있는데, 사람보다 법을 고치는 것이 쉽다.

이 과정에서 입법 낭비가 발생한다. 동일하거나 포섭되는 의미의 조항들이 중복해 신설된다. 특히 당연한 것이 법률로 신설되었을 때, 사람들은 “입법 전에는 법령의 하자가 있었기 때문에 신설 혹은 개정되었다”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법을 따르지 않는 사람이 문제인데도 현재의 법이 문제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번번이 실패하자, 최근 ‘윤석열 체포법’, 정확히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현행 형집행법 제100조(강제력의 행사) 제1항 교도관이 수용자에 대하여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유에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른 직무집행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는 때’를 추가하는 개정안이다.

그렇다면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의 집행 과정이 형집행법 제100조 제1항을 위반한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였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언급하기도 남사스러운 그의 영장 집행 거부 과정이 ‘법대로 하자’는 윤석열의 정당한 항거로 보일 수 있다는 우려다. 부랴부랴 법을 개정해야 할 정도로 형집행법이 엉터리 법이고, 대한민국의 공권력은 추락한 것일까? 변호사로 겪은 경험을 토대로 답하면 그렇지 않다.

현행 형집행법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 형집행법 제100조 제1항 교도관이 수용자에 대하여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로 ‘위력으로 교도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때’라고 적시되었다.

체포영장 집행은 헌법상 보장된 개인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따라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근거한 공권력의 행사이다. 교도관은 수용자의 수사 참석 필요에 따라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여야 할 법적 의무와 책임이 있으며, 이는 교도관의 정당한 직무집행이다. 이에 대한 저항이나 거부는 형집행법 제100조 제1항에 따라 교도관의 강제력 행사 사유에 해당한다.

내란 수괴 때문에 발생한 입법 낭비

윤석열 체포법 개정안의 입법취지가 타당하려면 영장 집행에 따른 직무집행이 현재 형집행법 제100조 제1항 5호의 ‘정당한 직무집행’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판단할 이유를 도무지 찾기 어렵다.

대표 발의자인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체포법이 윤석열 이후에는 적용될 이유도 없고, 적용될 필요도 없는 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현재의 형집행법에 근거해도 윤씨에 대한 체포영장의 집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내란 수괴 때문에 입법 낭비가 발생한 셈이다.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할 정도로 공권력 위상이 추락한 것인가. 그렇게 단정 지을 상황도 아니다. 공권력은 서슬 퍼렇다. 영장이 없는 상황에서도 보통의 국민은 공권력의 강제와 강요 앞에 저항 없이 협조한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법에 정해진 이의 절차를 밟아서 본인의 권리를 주장하고 보호받을 뿐이다. 현실에서 속옷 차림으로 저항하고 난동을 피운다고 체포에 실패하는 일은 없다.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실패는 법이 잘못되어서 벌어진 것인가? 이를 적용하는 자의 부당한 법 적용으로 인해 발생한 것인가? 윤석열에 대한 특혜가 법령의 불비나 미비로 발생한 경우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그 법을 적용하는 자들이 문제인 경우가 많았다. 구속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한 판사의 경우처럼 말이다. 법대로만이라도 해주길 바란다.

권혜진 (변호사)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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